"끔찍한 결과 초래"…한미연합훈련에 '경고 메시지' 낸 북한 속내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3.11 00:00 / 수정: 2026.03.11 00:00
김여정, 승진 후 첫 대외 메시지
"미국 지칭 및 핵무력 언급 無"
추가 무력 시위 가능성 제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사진)이 10일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사진은 2018년 2월 9일 한국에 왔었던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모습. /더팩트 DB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사진)이 10일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사진은 2018년 2월 9일 한국에 왔었던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10일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를 두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통상적인 반발 성격이라는 의견과 함께 한국 사회 내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부장이 발표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려는 우리 국가의 의지는 강고하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공개했다.

김 부장은 한미연합훈련 FS 연습과 관련해 "우리 국가의 주권 안전 영역을 가까이하고 벌리는 적대 세력들의 군사력 시위 놀음은 자칫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의 전지구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은 적수 국가들이 자행하는 야전무력의 모든 군사적 준동에는 방어와 공격의 구분, 연습과 실전의 구별이 따로 없다"며 "맞대응 성격이나 비례성이 아닌 비상히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로 제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제재 속에서 체제가 포위돼 있다는 위협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특히 연합훈련을 두곤 선제공격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대응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란전 개전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됐다"며 "대외 위협에 대한 원칙적 입장 표명을 통해 9차 당대회 이후 체제결속 강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제재 속에서 체제가 포위돼 있다는 위협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사진은 2024년 3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의 포병부대에서 열린 직경 600mm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지도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은 그간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제재 속에서 체제가 포위돼 있다는 위협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사진은 2024년 3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의 포병부대에서 열린 직경 600mm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지도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정부는 김 부장 담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담화에 유의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하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 성격에 대해선 "김 부장이 총무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엄포성 표현은 있지만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핵무력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세를 고려하면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수준의 대응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는 지난달 제9차 노동당 대회 이후 김 부장이 처음으로 내놓은 대외 메시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부장은 당대회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며 위상이 높아졌다. 의전과 문서, 당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총무부장을 맡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권력으로서 영향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북한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총무부는 주로 당 중앙위원회 내부의 문서와 기록 관리, 회의 준비, 의전, 당 재정과 후생 관리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김 부장이 여전히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표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정책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대북소식통은 통화에서 "당대회 이후 체제 결속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관리하는 역할도 함께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양 석좌교수는 "총무부의 총괄적 업무에 더해 대남 대외 역할까지 부여됐을 가능성"이라며 "사실상 문고리 권력으로서 위상상승과 체제결속, 후계체제 기획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북한이 추가적인 무력 시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북한이 2023년 11월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추가적인 무력 시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북한이 2023년 11월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아울러 일각에선 담화에 '압도적 선제 공세'라는 표현에도 주목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과거에는 상대방이 하는 만큼 대응한다는 비례성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비상히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를 강조한다"며 "이는 북한의 핵 교리가 선제 타격을 포함하는 공격적인 방향으로 완전히 고착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중동과 한반도 등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평소보다 더 거칠고 위협적인 언사를 사용했다"며 "자극적인 언사를 사용해 한국 사회 내의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한미 동맹의 군사 활동이 오히려 평화를 해친다는 여론 형성을 시도했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과 8월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는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호전성이나 원색적 비난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칭 없이 '미한'이나 '적수' 등의 표현을 사용했고 직접적 미국 비난은 피하는 태도"라며 "한미연합훈련 대응 통상적인 담화를 내놓되 미국발 정세 불확실성과 4월 미중정상회담을 고려해 정세 관리 차원에서 대미 직접 비난은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적인 무력 시위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임 교수는 "북한이 담화에서 언급한 ‘끔찍한 파괴력’을 실제로 입증하기 위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방사포 등 신형 무기 시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무력 시위를 감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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