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신호탄 쏜 국힘에…복잡해진 한동훈 셈법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6.03.11 00:00 / 수정: 2026.03.11 00:00
'당 변화' 촉구하던 한동훈 입지 애매
선제적 기조 변화로 비판 대상 사라져
친한계, '징계 철회'로 장동혁 압박
국민의힘이 윤어게인과 선 긋기에 나서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백브리핑하고 있는 한 전 대표. /박헌우 기자
국민의힘이 윤어게인과 선 긋기에 나서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백브리핑하고 있는 한 전 대표.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그간 강경 노선에서 벗어나 이른바 '윤어게인’ 기조와 선 긋기에 나서면서, 제명 이후 장외에서 세를 구축해 온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적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당이 선제적으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당의 변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던 한 전 대표의 입지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당이 발표한 '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 반대' 결의문을 두고 "면피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부분의 윤어게인 세력조차 윤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복귀시키자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며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반대한다는 말은 자칫 윤어게인 노선을 절연한다는 본질을 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인적 쇄신을 포함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 전 대표는 "당권파의 숙청 정치를 중단하고 그 책임자를 교체해서 당을 정상화하는지 국민이 볼 것"이라며 "윤어게인 노선을 끊어내겠다면서 비정상적 숙청 정치는 그대로 계속한다면 국민이 속았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이같은 강공을 두고 당의 기조 변화로 인해 자신만의 정치적 공간이 사라지는 데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당의 결정으로 한 전 대표가 불리해진 게 사실"이라며 "한 전 대표에게는 한 템포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당내 반감만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당의 결의문 채택과 한 전 대표 입지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친한(친한동훈)계는 당의 결의문 채택과 한 전 대표 입지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그동안 한 전 대표는 당의 강경 노선을 비판하며 스스로를 '대안적 인물'로 각인시켜 왔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절윤' 선언을 통해 선제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한 전 대표로서는 비판의 대상이 사라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자 이를 '보여주기 식 혁신'으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선 셈이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당의 결의문 채택과 한 전 대표 입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장 대표가 결의문 발표 후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고 있다. 실제 장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축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수석대변인을 통해 제 입장을 말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한 친한계 의원은 같은 날 통화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인사 조치나 명확한 방향성이 없다면 결의문 하나로 분위기가 반전되긴 어렵다"며 "장 대표가 입장 정리 없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오히려 한 전 대표의 필요성만 부각된다. 한 전 대표 입지가 좁아질 이유는 없다"고 봤다.

친한계는 이런 흐름을 지렛대 삼아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MBC '시선집중'에 출연해 "징계로 내보낸 사람들을 포섭하고 우리가 다시 함께하는 형태로 절윤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며 한 전 대표를 비롯한 김종혁 전 최고위원, 배현진 의원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내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장동혁 대표가 잘못된 징계를 철회하고 사과도 해야 한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복당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진 분열과 숙청 정치에 대해 지도부가 솔직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연이어 저질러진 부당한 징계 조치들부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u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