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호, '포스트 이재명' 넘어 시장으로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6.03.10 05:00 / 수정: 2026.03.10 05:00
민원인에서 동지로…30년 토박이의 도전
교통은 '연대'로 재건축은 '소통'으로 해결
공무원과 수평 소통 '젊은 성남' 만들 것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성남시의 악성 민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제는 성남시장이라는 포스트 이재명의 길을 위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국회=박헌우 기자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성남시의 악성 민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제는 성남시장이라는 포스트 이재명의 길을 위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나한테 직접 화낸 민원인은 네가 처음이야."

성남시의 악성 민원인은 성남시장의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반응속도에 반해 정치에 입문했다. 그리고 이제는 성남시장이라는 '포스트 이재명'의 길을 위해 선거에 도전한다. 마치 옛날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나를 이렇게 막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며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순간처럼, 그에게 이재명의 행정은 강렬한 '첫사랑'이자 정치적 이정표가 됐다.

지난 6일 <더팩트>와 만난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2000년대 후반 성남·분당·판교의 입주예정자연합회 사무국장을 지낸 그는 성남시에 민원을 제기하며 '철제문' 행정에 부딪혔던 좌절감을 이재명이라는 '창구'를 통해 해소하며 정치적 매료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가성비 좋은 행정가'라고 평가하며 그의 반응속도를 이식하고 싶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트위터에 '왜 안 고쳐줍니까'라는 말 한마디면 퇴근 시간쯤 다 고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높은 자리고, 내 주변을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 대통령을 통해 시장이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행정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굳이 성남이라는 곳에 출마한 이유를 묻자 그는 "그냥 원래부터 꿈이었으니까요"라며 성남에서 성장한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유 없는 애정은 깊고 단단하기 마련이다. 햇수로만 30년이 넘게 성남에 살며 원도심과 신도시 정서를 겪어낸 그에게 성남은 단순한 지역이 아닌 삶의 터전 그 자체다. 물론 그만큼 부담도 크다. 성남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시장이 된들 '잘해야 본전'이기도 하다.

성남에 출마한 이유를 묻는 말에 김 대변인은 그냥 원래부터 꿈이었으니까요라며 성남에 대한 이유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국회=박헌우 기자
성남에 출마한 이유를 묻는 말에 김 대변인은 "그냥 원래부터 꿈이었으니까요"라며 성남에 대한 이유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국회=박헌우 기자

막강한 라이벌도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김 대변인이 겨뤄야 할 상대는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다. 김 대변인은 김 전 비서관이 의원을 지낼 당시 비서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선배는 선배고, 선거는 선거다. 김 대변인은 "정치인은 성장해야 한다"며 "김 전 비서관이 자신과의 경쟁을 불편해할 수 있겠지만,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다고 해서 기초단체장 자리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민주당의 선거 철학을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준비한 무기는 '연결'과 '통합'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김석구 광주시장 예비후보, 최원용 평택시장 예비후보, 정순욱 의왕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시장 출마를 알렸다. 이들이 한날한시 출마를 발표한 건 수도권 남부를 하나로 묶어 '남부 혁신 벨트'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특히 고질적인 교통 문제는 경기도민의 가장 큰 고통이자 지자체 하나의 힘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공통의 과제다. 뭉치면 산다는 생각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우선 성남 안의 교통 순환망을 확충하는 것이 먼저고, 그다음으로 지하철 신규 노선 확보와 중앙버스 노선 확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대변인은 "혼자 지어달라고 하면 안 지어주지만, 여러 명이 '떼'로 가서 요구하면 반영된다"며 "광주·평택·의왕 등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수도권 남부 교통 체증을 뚫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경기도 철도 비서관으로 일했던 경험이 여기에 한몫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성남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재건축이다. 재건축이야말로 성남의 백년대계를 결정할 장기적인 행정 과제이자,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문제다. 김 대변인은 "재건축은 재개발 물량이라는 한계가 있는 건데, 국토교통부와 협업이 잘되지 않고 있다"며 "행정가는 현 국토부 장관 즉, 이재명 정부와 협력을 잘하는 게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자신이 국토부와 소통에 최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성남은 경기도 내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지역이다 보니 부동산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매우 높은 곳이다. 그렇기에 성남의 부동산은 단순한 주거 개선을 넘어 성남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과제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는 일종의 '착취 구조'라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의 주거 모델처럼 공공이 토지와 주택을 관리해 주거 안정을 이루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공이 주도해 역세권과 숲세권에 질 좋은 '기본주택'을 대량 공급함으로써 주거 파동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젊은 피 정치인인 김 대변인은 젊다는 자신의 강점으로 공무원과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국회=박헌우 기자
'젊은 피' 정치인인 김 대변인은 젊다는 자신의 강점으로 공무원과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국회=박헌우 기자

김 대변인은 소위 말하는 '젊은 피' 정치인이다. 그는 젊다는 자신의 강점이 공무원들과의 수평적인 소통에 제격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표면적인 것만 보지만, 실질적인 행정력은 이미 공직사회 내부에 축적되어 있다는 인정이다. 시장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직자들이 가진 전문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서포터'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변인은 "성남시 공무원 4000명은 이미 우리보다 훨씬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라며 "시정을 젊게 할 수 있는 데이터는 시장이 아니라 공무원들에게 있다"고 했다.

결국 이 차이는 리더에게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변인은 "나를 칭찬하는 사람을 승진시키는 게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고 시정을 발전시킬 행정력을 가진 사람을 우대하면 공직사회는 바뀐다"고 강조했다. 리더가 아둔하면 조직은 '복지부동'과 '허위 보고'에 빠지지만, 리더가 명확한 방향을 잡으면 공무원은 스스로 움직인다는 현장의 경험을 믿기 때문이다. 그는 "공무원들의 실력을 실질적인 시민의 삶 개선으로 연결하는 적임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장직을 수행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마지막 질문까지 꼿꼿한 눈빛으로 망설임 없이 답하고 자리를 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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