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공천 기조가 '험지는 신속하게 결정하되, 여타 지역의 경우엔 경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험지에 대해선 본선 후보를 이르게 확정해 선거운동 기회를 극대화하고, 이외의 지역은 여론과 당심을 가장 잘 반영하는 최적의 후보를 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이수 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서울·경기·울산·전남광주 등 4곳 지역의 공역단체장 본선 후보를 경선을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의 경우 공모한 6명(김영배·박주민·박홍근·전현희 의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의 후보 전원에게 경선 기회가 부여됐다. 경기도 역시 공모한 후보가 모두 경선 후보로 확정됐다. 김동연 현 지사와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이 경선에 참여한다. 이들 선거구는 예비경선으로 후보를 3인으로 압축해 본경선을 실시한다.
울산시장 후보를 놓고는 김상욱 의원과 송철호 전 울산시장,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 이선호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등이 경쟁한다. 통합 선거로 치러지는 전남광주의 경우 강기정·김영록·민형배·신정훈·이개호·이병훈·정준호·주철현 예비후보가 본선 후보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인다. 이날 발표로 민주당은 가급적 출마 희망자 전원에게 경선 기회를 보장하는 '무한 경쟁' 공천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반면 약세로 평가되는 지역에는 단수 공천 등 전략적 공천 기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난달 27일 강원특별자치도(강원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한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이번 지선 1호 공천 이었다. 이는 앞서 민주당이 밝힌 '약세 지역 후보 조기 확정' 방침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민주화 이후 보수 계열 정당이 5번, 민주 계열 정당이 4번 승리(재보궐선거 1회 포함)한 전례로 볼 때 쉽사리 승패를 예단하긴 어려운 지역이다. 다만 2022년 지선에선 김진태 현 지사가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광재 전 의원을 약 8%포인트(p) 득표율 차로 따돌리고 넉넉한 승리를 가져간 바 있다. 강원도는 군사분계선과 맞닿은 지역이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짙은 지역으로 인식된다.
민주당 내에선 공관위가 앞으로도 비교적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구의 공천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뜩이나 보수세가 짙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구에 공천마저 지연될 경우, 선거운동 등에서 자당 본선 후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고려한 조치다.
이날 공관위 발표에서 알 수 있 듯, 수도권과 호남권의 공천은 비교적 늦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구는 지선 승패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곳이거나 민주당 지지세가 국민의힘에 비해 현저히 높은 지역이다. 이들 지역구에 대해 성급한 공천으로 '낙하산 논쟁'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은 특히 '인물 경쟁력'이 중요한 지역"이라며 "며칠 빨리 공천한다고 경쟁력 떨어지는 인물을 세우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절차를 거쳐 최적의 후보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인사도 통화에서 "소위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에는 경쟁력이 특출난 후보가 딱 보이지만, 수도권이나 호남은 아니다"라며 "호남은 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로 인식되고, 수도권은 모든 후보의 경쟁력이 출중하다. 당으로선 공천 확정을 서두를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