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외교 부문의 '당 중앙' 직접 관여를 언급하며 정상외교 활성화가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상대할 국가로는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언급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26일 '북한 9차 당대회 평가 및 향후 정세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분석했다.
전략연은 김 위원장이 9차 당대회에서 외교에 대한 당 중앙의 직접 관여를 언급한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굳이 강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략연은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긴박한 국제 정세에 대한 대외·대남 관계의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김정은이 정상 외교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연결된 문제"라고 해석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21일 진행한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 공화국의 국제적 지위가 비상히 높아진 오늘 대외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하여 그리고 국가의 모든 대외 활동이 통일적으로 편향 없이 수행되자고 해도 당 중앙의 영도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명의 객관적 환경이 준엄하고 국제 정세가 전례없이 첨예한 현 조건에서 국가의 대외활동에 대한 당 중앙의 직접적 관여는 필수적인 요구"라고 강조했다.
최용환 전략연 부원장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 지도자와 러시아 지도자를 모두 만났고, 이쪽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의 생존, 불가측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당대회에서 강조한 국익 추구 등을 고려해 볼 때 그 대상은 미국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당 중앙위 국제비서 겸 부장, 장금철 전 통일전선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 등 대외·대남 라인을 중용한 것도 김 위원장의 외교 무대를 가늠케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보미 전략연 북한연구실장은 "최선희는 미국과 관여돼 있고, 김성남은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외교를 할 것"이라며 "북한은 라오스, 베트남 등 이번 당대회에서 축전을 보낸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금철의 경우 북한이 대남 사업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처럼 외교 진용을 꾸린 건 대외로 나와보려는 모색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상외교라는 단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략연은 북한이 당대회에서 경제·국방을 동시에 추진할 '경제적 여력'이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임수호 전략연 책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 파병을 통해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얻은 수익이 굉장히 큰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북한은 '핵-재래식 병진 노선'을 선언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이후에도 북한이 일종의 재래식 무기 생산 역할을 하며 러시아와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자신감의 배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