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중재 나선 중진들…보여주기식 그치지 않으려면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6.02.26 14:13 / 수정: 2026.02.26 14:13
4선 이상 중진-당대표 면담
노선 변화 요구했지만 원론적 답만
중도층 9%만 지지…"장동혁 사퇴 요구해야"
그간 침묵하던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집단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그간 침묵하던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집단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진들이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적극적인 중진 정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당대표의 강경 노선을 견제하거나 전략적 완급 조절을 제안해야 할 중진들이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장 대표와 면담을 갖고 당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진들이 면담을 요청한 지 이틀만에 성사됐다.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이후 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은 장외로까지 번진 상태다. 상황이 악화되자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당 안팎 요구에 떠밀리듯 움직인 셈이다.

중진들은 이날 당내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고 지선 승리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장 대표에게 전달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절연 거부' 기자회견 발언 철회를 포함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 노선 변화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대표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선 승리를 위한 변화가 시급하다. 장동혁 체제의 강경 노선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선거 승리를 위한 핵심인 중도층 포섭에는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 지지율은 수직 하락 중이다. 20%대 초반에 머무르던 지지율은 끝내 10%대 후반까지 추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5%p 하락한 수치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특히 중도층 지지율은 더욱 처참하다. 더불어민주당이 43%의 지지를 얻은 반면, 국민의힘은 한 자릿수인 9%에 머물렀다. 당 외연 확장성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방증이다.

현재 당의 위기가 단순히 장 대표의 마이웨이뿐만 아니라 당내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중진의 존재감이 사라진 데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보수 정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중진들이 총선 불출마 선언 등 쇄신의 물꼬를 텄던 것과 달리, 현재는 대다수가 '관망 모드'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견 차이는 있지만 현재 공개적으로 개인의 목소리를 내는 중진은 6선 조경태 의원과 5선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대다수 중진이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태도를 보이면서 초·재선 사이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론에서 '중진들은 왜 입 닫고 있느냐'고 지적하자 부랴부랴 움직이는 것 같은데 진작했어야 했다"며 "초재선보다 중진들의 말을 듣는 당 아닌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땐 아니더라도 '장동혁 체제로는 더 이상 안 된다'고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응답률은 16.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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