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굳히고, 직함 격상할까…北 9차 당대회에 쏠린 시선
  •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2.22 00:00 / 수정: 2026.02.22 00:00
19일 9차 당대회 개막…"국가 지위 불가역적"
주석 지위 부활 가능성…국가수반 지칭 사례 多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9차 노동당 대회가 19일 개막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당대회에 참석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9차 노동당 대회가 19일 개막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당대회에 참석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9차 노동당 대회가 19일 개막했다.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할 가능성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직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가 2월 19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밝혔다.

당대회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당 중앙위원회의 사업을 총화하고 향후 국가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다. 앞서 7차(2016년), 8차(2021년) 당대회가 각각 4일, 8일간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당대회는 일주일 안팎 일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시기를 "말 그대로 자체를 보존하기도 힘들 정도로 엄혹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경은 어려웠지만 당과 인민, 군대가 굳은 각오로 강력한 실천에 착수해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다"며 "5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는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인민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완수됐다고 설명하며 "수도와 지방을 다 같이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는 핵무력이나 대미·대남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가 2월 19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가 2월 19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한이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할지 여부다. 김 위원장이 개회사에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짐으로써 세계 정치 구도에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말해서다. 불가역적 국가 지위는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핵보유국의 지위를 의미한다. 김 위원장이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북한은 2018~2019년 북미 협상 결렬 후 핵무력 법제화에 속도를 내며 핵보유를 제도적으로 고착화해 왔다.

2022~2023년 국가핵무력정책 법령 채택에 이어 핵무기 고도화 목표를 헌법 조문에 포함해 핵무력 강화를 국가 전략으로 명문화하기도 했다. 이번 당대회에서도 관련 기조가 재확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12월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외무상 담화'에서 "세계적인 핵열강으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위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고 주장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국가핵무력정책 법령에 따라 국법으로 고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요 7국(G7) 외교 장관들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나왔다.

한 대북 소식통은 통화에서 "2019년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스스로 핵보유국 지위를 갖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말에도 전략핵잠수함 공개하며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전략 고도화에 나서지 않았나"라며 "이를(핵보유국 지위)를 못 박는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9차 노동당 대회가 19일 개막했다고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북한 평양 거리에 ‘위대한 우리 인민을 위하여! 당 제9차 대회’라고 적힌 간판이 설치된 모습. /뉴시스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9차 노동당 대회가 19일 개막했다고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북한 평양 거리에 ‘위대한 우리 인민을 위하여! 당 제9차 대회’라고 적힌 간판이 설치된 모습. /뉴시스

김 위원장의 공식 지위 변화 여부도 당대회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북한은 199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주석제를 폐지했다. 이후 김정일은 국방위원장, 김정은은 국무위원장 체제를 통해 북한을 통치해왔다.

다만 최근 '국가수반' 개념이 부각되면서 상징적·제도적 지위 재편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가수반은 과거 주석 직위를 설명하는 헌법상 표현으로,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활동을 '국가수반의 연설' 등으로 지칭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이 근거로 꼽힌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지난 3일(현지시각) 당대회 이후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주석제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개회사에서) '당 지도 역량 강화'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를 김 위원장 영도 체제 강화 측면에서 보면 주석 지위 부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냉전 환경 속에서 집권해 온 김 위원장이 냉전 시기 지도자였던 김일성 주석의 권위와 상징성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며 "당 중심 통치에서 국가 체제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이를 통해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성과를 부각하려는 구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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