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1심 재판부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하지 못한 미흡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과 절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석열 탄핵과 파면을 목청껏 외쳤던 우리 국민들의 빛의 혁명에 대한 명백한 후퇴"라며 "역사적 단죄를 확실하게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예한 조희대 사법부 행태에 대해 국민들은 매우 미흡하고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상원 수첩에 적시된 내용에 비해 노상원에 대한 선고도 매우 가볍다"며 "내란의 티끌 하나까지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우리 곁에서 우리를 괴롭혔던 과거와 결별하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당연한 얘기를 그간 윤석열 측이 부정해 온 것임을 선언한 판결"이라면서도 "사형도 있는데 무기징역으로 그친 것은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양형 이유를 두고 이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를 두고 저런 조잡한 사유를 감경이유로 설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오늘의 판결은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킨 내란의 우두머리에게 관용이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도 1심 선고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의원들도 있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필귀정이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무기징역. 김용현 내란 중요임무 종사 30년,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사면법 개정으로 윤 전 대통령의 사면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여러분의 오랜 인내 끝에 윤석열에 대한 단죄가 내려졌다"며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법치주의 원칙이 재확인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의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떠한 세력, 어떠한 행위와도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윤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과의 단절을 촉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 모호한 입장으로 국민을 기만해선 안 된다"며 "윤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하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과 윤어게인 세력, 현 정권의 사법농단이라는 뼈아픈 유산 속에서 당 지도부는 길을 잃었다"며 "국민보수 정당의 재건이 오늘 선고의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장 대표는 오는 20일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SNS를 통해 "무겁되 마땅하다"며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이 부여한 권력의 칼날을 국민에게 겨눈 자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 민간인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닌 점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점 △전과가 없고 공직을 오래 수행한 점 △비교적 65세 이상의 고령이라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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