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 장만순 "이산가족 1세대 70~80만 명…고향 땅 밟아야"
  • 정소영, 김정수 기자
  • 입력: 2026.02.17 00:00 / 수정: 2026.02.17 00:00
해방 이후 500만 명 이상 남하
유엔 무대서 단계적 상봉 제안
1세대 급감 속 고향 방문 촉구
장만순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더팩트>와 만나 명절 때만 반짝 관심을 갖고 끝낼 일이 아니다. 평소에도 이산가족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장만순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더팩트>와 만나 "명절 때만 반짝 관심을 갖고 끝낼 일이 아니다. 평소에도 이산가족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종로=김정수·정소영 기자] 수십 권의 북한 현대사 연구서와 이산가족 구술집이 빼곡히 꽂힌 책장. '이산가족' '인권' '북한'이라는 제목이 유독 자주 눈에 띄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더팩트>와 만난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의 사무실 풍경이다. 그는 "명절 때만 반짝 관심을 갖고 끝낼 일이 아니다. 평소에도 이산가족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인터뷰에 앞서 최근 발간한 '백서'를 먼저 건넸다. 그는 "올해 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10년 전 70년사를 만들었고 이번에 80년사를 정리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과와 활동을 최대한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인터뷰에 앞서 최근 발간한 백서를 먼저 건넸다. 그는 올해 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10년 전 70년사를 만들었고 이번에 80년사를 정리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과와 활동을 최대한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장 위원장은 인터뷰에 앞서 최근 발간한 '백서'를 먼저 건넸다. 그는 "올해 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10년 전 70년사를 만들었고 이번에 80년사를 정리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과와 활동을 최대한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위원회 설립 배경을 묻자 장 위원장은 1945년 해방 직후의 혼란과 분단의 형성부터 꺼냈다. 그는 "우리가 1945년 해방을 준비하지 못한 채 맞아 혼란이 왔었다. 소련군의 진주와 미군정 수립, 1948년 남북한 정부 수립으로 이어진 과정은 이미 체제 분리였고 이는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8년부터 6·25전쟁 전까지 약 350만 명, 전쟁 기간 150만 명 등 모두 500만 명 이상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며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내려온 인구 이동이 오늘의 이산가족 문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문제는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8·15 경축사 발언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듬해 남북적십자회담이 추진되며 기대가 커졌다. 다만 1973년 이후 남북 대립이 다시 격화되면서 논의는 사실상 멈췄다. 장 위원장은 "절박함이 쌓이던 1981년 실향민 사회가 '이산가족의 날'을 만들고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며 "그 흐름 속에서 위원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지난 11일 남북 현안과 관련해 평화적 두 국가론은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 정신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고착화에 따른 남북 단절과 관련해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장 위원장은 지난 11일 남북 현안과 관련해 "평화적 두 국가론은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 정신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고착화에 따른 남북 단절과 관련해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종로=이새롬 기자

장 위원장은 위원회의 목표에 대해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2세대 교육을 통해 통일·애향 운동을 확산하는 것"이라며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 당사자만의 일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점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원회는 2012년 유엔(UN) NGO 지위를 획득했으며, 장 위원장은 2016년 이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를 중심으로 문제 제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가 유엔 무대에서 제시해 온 해법은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봉 △재상봉 등 네 단계다. 다만 장 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생사 확인만 반복하는 접근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1세대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핵심은 '살아생전 고향 땅을 밟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상봉 신청자 13만 명 중 생존자가 3~4만 명'이라고 발표하는데 그 수치만 보고 '이산가족은 이제 거의 없다'고 오해한다"며 "실향민 전체(약 524만 명) 기준으로 보면 1세대 생존자는 70~80만 명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 장 위원장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규정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두 국가론은 체제 불안 속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통제 강화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새롬 기자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 장 위원장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규정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두 국가론'은 체제 불안 속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통제 강화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새롬 기자

장 위원장은 이 때문에 자신이 내건 공약도 '시간표'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그는 "첫째는 '이산가족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둘째는 초고령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이라며 "국가기념일은 법 개정으로 성사됐고 이제 남은 과제는 고향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대남 소통을 차단한 상황에 대해서도 장 위원장은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북한이 남한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대화에도 응했다"며 "지금의 '두 국가론'은 오히려 체제 불안 속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통제 강화의 산물"이라고 진단했다. 남한 문화·정보 유입이 하층을 넘어 상층까지 번지며 동요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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