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애 "국힘, 패거리 정치 잘못…국민 신뢰 회복해야"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2.15 00:00 / 수정: 2026.02.15 00:00
"여성 현역병 복무제 논의 이뤄졌으면"
"당내 힘 분산돼…서로 공격할 때 아냐"
"어려운 이에게 조금의 힘이라도 되겠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정치인의 행복은 곧 국민의 행복이라는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국민이 생각하는 행복과 정치인이 말하는 행복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정치인의 행복은 곧 국민의 행복"이라는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국민이 생각하는 행복과 정치인이 말하는 행복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하루하루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인간답게 살지 않겠나 싶어서…."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정치 철학을 실천하는 김미애(56·부산 해운대을·재선)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과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성·아동·청소년·노인·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나 소외 계층의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향상하겠다는 강한 열망은 그의 정치 활동의 동력이자 자양분이다. 공정한 사회시스템 속에서 국민 누구나 주도적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입법에 진심이다.

주로 소속된 상임위원회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의원이 군 관련 법안을 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 김 의원은 조금 다르다. 국민의 외국환거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관), 도로교통 분야에서 인공지능(AI)·지능형 로봇기술 등 신기술 활용을 촉진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행정안전위원회 소관) 등을 대표발의했다. 소속 상임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다른 의원이 할 것으로 생각하고 지켜봤는데 안 하더라. 다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내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당장 결실을 못 봐도 '해야 하는 건 하자'라고 마음을 바꿨다. 언론 기사를 보거나 무언가 생각이 들면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는다. 내가 관심이 있는 건 전부 검토하고 발의하고 있다"라고.

여성 현역병 복무제 도입을 두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히는 김 의원. /배정한 기자
여성 현역병 복무제 도입을 두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히는 김 의원. /배정한 기자

그러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발의한 법안은 무용지물. 특정 법안의 통과보다는 여성도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8월 여성 현역병 복무가 핵심인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실질적으로 여성도 병(兵)으로 입대할 수 있는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내가 원하는 그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안보 문제는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공론화해서 어떤 형식으로든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

여성계의 반발이 심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여성들이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제가 말하는 건 징병이 아니라 선택적 모병이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기회는 열려 있어야 한다. 기회의 보장은 이뤄져야 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 군 가산점제도 부활, AI 시대에 걸맞게 로봇을 안보의 한 축으로 삼는 것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커지고 고통받는 계층은 늘어가고 있다. 양극화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 시절이었던 3년 전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행복은 곧 국민의 행복"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재임하는 동안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만큼 현재 우리 국민은 과거보다 조금 더 행복하다고 보는지 물었다. 김 의원은 민생보다는 권력을 좇으며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국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민이 보면 웃기는 소리일 것이다. 정치를 하면서 국민이 생각하는 행복과 정치인이 말하는 행복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현실 정치인은 자기 권력 지향적이다. 그러면서 자기만 행복한 듯하다. 그 행복은 국민의 행복과 궤를 달리하는 것 같다. 진심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정치 활동을 통해 행복한 정치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건데, 내 권력을 창출하면 행복한 게 현실 정치이지 않을까. 3년 전엔 착각했다. 순진했다. 그래서 제가 했던 말을 정정한다."

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 갈등을 지적하면서다. /배정한 기자
"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 갈등을 지적하면서다. /배정한 기자

'깜깜이' 후원금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등을 사례로 들며 국회의 자정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현실 정치인은 절대 스스로 안 바뀐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당당하게 소리 지르는 이런 것들을 쇼츠로 퍼 나르는 세상이다. (팬덤은) 그걸 퍼 나르고 좋다고 한다. 국회의 자정 기능은 전혀 없다고 본다. 앞으로 더 엄격하게 입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도 악화일로다.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은 당내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외부에 잘 내지 않았다. 헛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대신 자기 정치와 거리를 두고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인 입법 활동에 집중했다고 한다. "할 일이 태산인데 진정으로 일을 했으면 국민이 우리 당을 안 좋아했을까. 할 일이 얼마나 많나. 패거리 정치는 정말 나쁜 것이고 잘못된 것이다. 자꾸 나쁜 말을 하면 사람도 병든다."

옅은 한숨으로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그는 작심한듯 쓴소리를 이어 나갔다. "우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맞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지금 서로 공격하고 이럴 때가 아니잖나. 너무 소모적이다. 당내 문제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사과하고 크게 포용하고 해야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안 한다. 정부·여당이 잘못하는 건 우리가 국민을 대신해 센 목소리를 내는 역량을 모아야 하는데, 집안싸움으로 힘이 분산돼 있다."

김 의원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옳은 정치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면서 여야가 정쟁에만 매몰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배정한 기자
김 의원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옳은 정치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면서 여야가 정쟁에만 매몰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배정한 기자

민주당의 독단적 국회 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 형사사법 체계나 충남대전·전남광주·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국가 시스템을 바꾸는 것 만큼은 이념과 진영을 떠나 여야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시스템을 한 번 바꾸면 다시 돌이키기 쉽지 않은 데다 쓸데없는 정쟁 속에서 국민이 피해를 본다는 시각이다. 지역의 필수 의료진 부족 문제도 여야가 진지하게 고민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와 정치인이 할 일이 뭔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거잖나. 이와 관련한 현안은 여야가 정말 진지하게 함께 논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참 답답하다. 보건복지 분야만큼은 협치를 잘한다. 제가 대안을 제시하면 민주당도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제게 크게 뭐라고 하지 못한다. 저도 똑같이 여당의 발목을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옳은 정치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 저는 기록으로 남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만큼은 한껏 몸을 낮춘다. 늘 낮은 자세로 국민을 보듬는 따뜻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위기임산부 상담과 지원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상담 전화 대표번호인 '1308' 배지를 달고 있는 김 의원은 힘든 이들을 향해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뻗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이 요즘 주식만 좋고 실제 생활은 다들 힘들다고 하신다. 제가 조금이라도 잘 살게 해드리고 싶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 그리고 힘들 때 언제라도 제게 연락해 주시면 조금의 힘이라도 되어 드리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