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지만, 합당이 최종적으로 진통 없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지선 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지선 직후 열리는 상황은 민주당 내 합당 셈법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 전 합당이 좌초된 민주당 정청래 지도부는 지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합당 논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선 뒤엔 또 다른 정치적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터라, 합당 논의는 지금과 같이 진통 속에서 이뤄질 거란 게 정가 관측이다.
일단 정청래 지도부는 지선 직후 합당 논의를 재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혁신당과의 지선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알리면서도 "지선 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재개 시점을 지선 이후로 못 박은 것이다.
지선 전 합당 반대론자들도 지선이 마무리된 이후엔 합당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선 전 합당을 반대한 박홍근 의원은 지난 9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지선 이후에도 합당 논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번에도 (합당을) 1월 말에 제안하고 3월 초까지 합당을 마무리한다고 했다. 6월 3일이 지선이고, 8월 말이 전당대회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있는 것"이라며 지선 이후 합당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아직도 민주당 내에선 합당 논의 시점을 '지선 이후'로 할지, 그보다 뒤로 할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당장 8월에 새 당대표를 뽑는 전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반정청래(반청)계다. 반청계는 정 대표가 자신의 당권 연장을 위해 혁신당과의 합당을 이용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쳥계가 지선이 마무리되더라도 합당이 전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면 합당을 반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선 합당을 지선 뒤가 아닌 전대 이후에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잖게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선 뒤 변화할 혁신당의 가치도 합당 과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혁신당은 진보 진영에서 수도권과 호남에서 민주당의 대안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 혁신당이 6.3 지선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 협상에서 목소리를 키울 수 있지만, 반대일 경우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아울러 혁신당은 현재 국회 12석을 보유한 원내 3당이다. 하지만 합당 상대인 민주당이 여당이자 국회 과반의석을 보유한 제1당인 것을 고려할 때 지선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향후 협상 동력은 크게 떨어질 수 있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여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내 합당 문제가 결국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대표를 뽑는 데 영향을 주느냐, 아니냐'로 잡음이 있는 것이다. 지선이 끝나더라도 합당 시점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혁신당은 독자 경쟁력을 입증해야 합당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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