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1인 1표' 산 넘었는데…與 합당 갈등 점입가경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2.07 00:00 / 수정: 2026.02.07 00:00
합당 문제로 선수별 회동…분위기는 제각각
외교부,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에 총력 대응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을 발표 뒤 당내 반발에 직면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잇달아 선수별로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정 대표. /남용희 기자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을 발표 뒤 당내 반발에 직면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잇달아 선수별로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정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거대 양당이 내분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합당 문제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극심한 당내 갈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대 양당 모두 당내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매한가지다. 더 큰 문제는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승부수가 되려 후폭풍을 몰고 왔고 언제쯤 당내 혼란상이 잠잠해질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 개혁과 화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양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도 쌓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경고의 신호를 보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으로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통상 협상의 물꼬는 언제 트일지 미지수다. 기승을 부리는 초미세먼지로 대기가 뿌연 것만큼 불투명한 잿빛의 정치권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2일 합당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2일 합당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새롬 기자

◆고성 vs 웃음…합당 놓고 엇갈린 초선·재선 온도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 합당 이야기를 꺼낸 뒤로 당내 반발이 엄청 거세.

-그러게 말이야. 최근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와 재선 의원 모임 '더민재'가 각각 합당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며?

-응. 두 간담회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어. 취재 기자들은 문밖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 그런데도 더민초랑 더민재 간 온도 차가 확 느껴지더라고. 더민초의 간담회에서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반대로 지난 4일 더민재의 간담회 때는 종종 웃음소리도 흘러나왔어. 양쪽 간담회를 비교하면 재선 쪽이 더 화기애애했지.

-더민초 간담회는 분위기가 꽤 험악했다던데?

-응.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친청계 의원이 정 대표를 지키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도리어 (합당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향해) 계파 정치라고 공격을 했다"며 "의원들이 그 부분에 화를 냈다"고 전했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선의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선의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분위기가 달랐던 만큼 결론도 달랐겠네?

-응. 더민초는 참석 의원의 약 95%가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어. 반면 더민재는 찬반 의견이 고르게 나와서 별도의 결론을 못 냈어. 당장 정리하기보다는 추가로 만나 더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 간담회 도중 중간에 자리 뜬 한 재선 의원은 "갑론을박이 이어져 정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지. 아마 더민재에는 친청계로 분류되는 임오경·문정복 의원이 있었고, 합당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민형배 의원도 있었잖아. 이런 멤버 구성 자체가 논의 흐름에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와.

-덧붙이자면, 6일 열렸던 간담회에서 3선 중진 의원들은 정 대표에게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을 시급히 정리할 것을 요청했어.

정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을 하는 모습.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전 당원 1인 1표제는 3일 최종 관문을 넘었다. /배정한 기자
정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을 하는 모습.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전 당원 1인 1표제'는 3일 최종 관문을 넘었다. /배정한 기자

◆'1인 1표제 통과'…정청래, 기쁜 속내 드러냈다?

-정 대표의 숙원인 '전 당원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이 드디어 통과됐다고?

-맞아. 지난 3일이었어.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2~3일 이틀간 1인 1표제 찬반 투표를 진행했는데, 투표에는 재적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이 참여해 312명이 찬성하면서 해당 당헌 개정안은 가결됐어. 민주당 당헌·당규는 재적 중앙위원의 과반(296명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는데, 재적 중앙위원 숫자를 기준으로 하면 찬성률은 약 53% 정도였어. 아슬아슬하게 통과된 거지.

-우여곡절 끝에 1인 1표제를 관철한 정 대표서는 한시름 놓게 됐네.

-맞아. 1인 1표제는 정 대표가 지난해 8·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핵심 공약이었거든. 당선 후 정 대표는 바로 1인 1표제 도입을 추진했는데, 지난해 12월 5일 중앙위에서 부결되면서 한 차례 쓴잔을 마셨어. 약 두 달간의 숙성기간을 거친 끝에 관철한 셈이지. 정 대표는 1인 1표제 통과와 관련해 '찬성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도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기나, 3대0으로 이기나 이긴 것은 이긴 것"이라며 통과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뒀어.

정 대표가 3일 국회에서 1인1표제 당헌 개정안 중앙위원회 가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대표가 3일 국회에서 '1인1표제' 당헌 개정안 중앙위원회 가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1인 1표제가 통과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의 태도가 흥미롭더라.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언론과의 질의응답에 극히 제한적으로 임했던 정 대표가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하겠다고 했거든. 정 대표는 과거 불편한 질문에 종종 답하지 않고 '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은 불편할 수 있는 질문에도 적극 답변했어. 정 대표와 가까운 모 인사는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큰 고비 하나 넘겼다"며 1인 1표제 통과로 기쁜 심경을 감추지 않았어.

-1인 1표제 통과가 향후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1인 1표제 통과를 적극 지지했던 이들은 '당원 주권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소위 반정청래(반청)계 인사들은 1인 1표제가 정 대표 당권 연임용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 1인 1표제는 가중치를 줬던 대의원의 표 가치를 권리당원 표와 같은 1표로 맞추는 게 핵심이야. 정 대표 지지세가 높은 권리당원 입김이 세질수록 정 대표 연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거든. 결국 이번에 통과된 1인 1표제는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걸로 예상돼.

조현 외교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미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및 양국 간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조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미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및 양국 간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조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관세 인상'에 외교장관까지 나섰지만…여전히 다른 미국 기류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을 두고 우리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에 이어 조현 외교부 장관까지 잇달아 미국을 찾아 논의를 진행했지?

-응, 하지만 분위기는 썩 좋지는 않았다고 해. 조 장관은 6일 현지에서 한국 특파원단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한국의 통상 공약 이행을 둘러싼 미국 내부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했다"며 솔직하게 상황을 전했어.

-그는 루비오 장관에게 한국 정부가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고, 일부러 법안 처리를 지연한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어.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거지.

-다만 미국의 반응은 냉랭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나온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는 관세라는 단어가 빠졌어. 한국이 기대한 ‘관세 완화’ 메시지는 없었던 셈이야.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같은 날 만났던 모습. /AP.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같은 날 만났던 모습. /AP. 뉴시스

-결국 외교·통상 투톱이 동시에 움직였지만 미국이 관세 인상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일각에선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여 실제 이행 여부를 보겠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어.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일희일비하며 휘둘리는 모습은 경계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아.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이 한국을 지렛대로 삼아 관세 인상을 내뱉었을 것이란 분석이야.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는 판단이지. 앞으로 변수는 국회야. 여야가 뒤늦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위 구성에 합의하면서 입법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한미 간 미묘한 기류 차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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