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외교 총력전 무색…美 관세 인상 관보 게재 착수
  • 김정수, 정소영 기자
  • 입력: 2026.02.05 00:00 / 수정: 2026.02.05 00:00
조현, 관세 언급에도 국무부 자료엔 빠져
통상 투톱은 빈손…관세는 공식화 움직임
여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뒤늦게 구성
정부가 미국의 25% 관세 재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통상 투톱에 이어 외교 수장까지 동원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사진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모습. /AP. 뉴시스
정부가 미국의 25% 관세 재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통상 투톱에 이어 외교 수장까지 동원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사진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모습. /AP. 뉴시스

[더팩트|김정수·정소영 기자] 정부가 미국의 25% 관세 재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통상 투톱에 이어 외교 수장까지 동원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관세 인상을 관보로 공식화하기 위한 부처 간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이행, 북한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간 관세 합의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국내적 노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 당국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외교 당국 차원에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 장관이 언급한 국내적 노력은 국회에서 추진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과 기타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장관은 대미투자특별법 진행 상황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관세 재인상의 철회 또는 보류를 요청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방미길에 오르기 전 "국회 절차에 따라서 양 정부 간 합의된 것이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 내용을 잘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담 직후 공개된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는 '관세' 언급이 아예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 장관이 설명한 국내적 노력이 미국의 관세 재인상이라는 입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를 관보로 공식화하는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모습. /AP. 뉴시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를 관보로 공식화하는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모습. /AP. 뉴시스

대신 미 국무부는 안보 분야 합의와 한국의 대미 투자에 방점을 뒀다. 국무부는 양측이 지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의 정신에 입각해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며 "민간 원자력, 핵추진 잠수함, 조선, 미국 핵심 산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투자 확대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관세와 무관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지역 안정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기 위해 미·일·한 3국 협력의 중대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이처럼 외교 수장의 방미에도 관세 불확실성은 걷히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났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에 급파됐지만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3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더군다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를 관보로 공식화하는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 본부장은 귀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미국 내에서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재인상 현실화에 따른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 여야는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뒤늦게 합의했다. 특위 활동 기한은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의결 뒤 한 달 후인 내달 9일까지다. 이에 따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는 내달 9일 전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은 통화에서 "장관들이 총력전을 기울였지만 한국 정부가 요청한 관세 인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 상무부나 국무부는 '한국은 한다고 하고 안 하는 게 많으니, 이번에 압박하면서 지켜보자'고 할 것"이라면서도 "3월 초에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입법돼 진행된다면 미국이 다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js8814@tf.co.kr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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