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협치' 대신 '내란'을 전면에 배치하며 대야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적극 옹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협치'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민생'을 23차례, '내란'을 17차례, '국민'을 100여 차례나 언급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정조준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국민의힘 당사가 '내란범 갤러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어 "아직도 '윤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 세력, 반성하지 않는 내란 세력과 단절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께서 여러분을 단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필리버스터로 국정 운영을 가로막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지키려는 가치는 대체 무엇이냐"며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기 위해 자신들이 찬성하는 법안조차 필리버스터에 제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교착 상태에 빠진 '신천지·통일교 특검'도 다시 수면 위로 올렸다. 그는 "통일교와 신천지가 조직적인 당원 가입을 통해 정당 경선에 개입한 것은 헌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에 제안한다. 통일교 신천지를 함께 특검해 정치와 종교의 유착을 완전하게 단절해 내자"고 주장했다.

다만 연설이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한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의 성과를 언급하며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 돌파를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연설을 두고 향후 22대 국회가 '대화와 타협'보다는 '정쟁과 선명성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정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연설"이라며 "한 원내대표가 비교적 마음을 놓고 교섭단체 연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가 엉망진창인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범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원내대표의 전략적인 판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름을 끼얹고 민주당 내 갈등을 외부 이슈로 전환해 '밖에 더 큰 적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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