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과 관련해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쿠팡 사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다만 특별한 이유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국회 비준 문제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무부를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플법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측이 우려를 제기한 온플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선언에 영향을 줬다는 보도에 대해선 "지나친 추측 보도"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 한국의 무역 협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뒀다.
조 장관은 "(관세 인상 예고에 대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떠한 특별한 이유를 특정하기가 어렵다"라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추가 메시지를 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 예고의 배경에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적법성 판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분석할 수도 있다"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 내의 일이라 입장이나 언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제1수신자로 보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 이행 촉구 서한'에 대해선 14일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한미 관세협상안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필요성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 국회가 어프로브(approve·승인)하지 않았냐'고 했다"며 "왜 비준 동의를 하지 않았냐는 취지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고 소상히 설명하면 된다"며 "(정부가) 말할 필요도 없이, 서류 작성할 필요도 없이 잘 된 협상이라고 하지 않았나. 비준 동의하고 처리하면 되는데 왜 제출조차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미 합의가 양해각서(MOU) 형식이라는 점을 들며, 조 장관에게 "MOU 방식으로 체결한 국가 관련해 비준 절차 진행한 나라가 있나"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유럽연합(EU)과 일본 모두 (비준을) 안 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명시적 반대는 아니나 국회의 비준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 상황의 기민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한국을 발목 잡고 있는 것"이라며 "유연하게 국내외 경제적 상황에 대응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특수성 대응을 위해선 특별법을 심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김민석 국무총리의 미국 방문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 직전인 지난 22~26일 미국을 방문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관세 협상 후속 조치에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총리의 귀국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송 의원은 "김 총리가 내용을 인지한 상태에서 방미했는데 귀국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며 "정부는 성과라고 홍보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김 총리가 방미 관련해 자신의 입으로 '해방 이후에 국무총리가 고유 업무로 방문한 건 제가 처음이라고 한다'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하더라' 등 성과를 거둔 것처럼 이야기했다"면서 "핫라인을 구축한 게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했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 됐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