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을 통해 '쌍특검'(통일교·공천 헌금) 정국 전환의 발판을 마련한 국민의힘이 대여 투쟁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처분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이 그 효과를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가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은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는커녕 '심리적 분당' 수준의 내부 갈등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국회 본청 앞 '쌍특검 수용' 촉구를 위한 천막 농성장을 설치하고 무기한 투쟁에 돌입했다. 동시에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며 대여 총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고 있다. 이는 장 대표의 단식 이후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투쟁 기조를 다잡고, 어렵게 얻어낸 '정국 뒤집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보수 지지층의 강한 결집을 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단식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좁혀졌다. 이 기세를 몰아 △특검 수용 촉구 천만명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 △전단지 배부 △피켓 시위 등 대국민 호소를 통해 전선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식 효과'는 한 전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보면, 겉으로는 특검 총공세를 펼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계파 갈등의 화약고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기 때문이다.
단식 중단 이후 치료에 집중해 오던 장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자마자 맞닥뜨릴 첫 과제는 한 전 대표의 제명 확정이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의결 이후 한 전 대표 측이 재심 청구 기한인 23일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최고위의 최종 의결 절차만 남은 상태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복귀 시점과 최고위 참석 여부는 장 대표의 건강 상태를 보고 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제명 관련) 양쪽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있다. 장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내부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뺄셈 정치를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우선 지도부의 기류는 심상치 않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재심'이나 '제명 유보'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는 동시에 "징계를 유보해서는 안 되고 이번 기회에 빨리 결정을 하고 넘어가야 혼란 상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라는 중징계까지 겹치면서 친한계는 폭발 직전이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당 상황을 두고 "민주주의가 아니라 북한 수령론,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고위 결정에 따라 친한계가 대규모 집단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장 대표가 결정을 강행했을 때 그 후폭풍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결정 이후 친한계 행동에 대해) 논의하기는 했지만 일단 결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다. (결정 직후) 긴급 회의가 소집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집중하고 있는 대여 투쟁의 진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전멸'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장 대표의 지도력 상실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지도부에 한 전 대표 제명 재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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