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보수화②] 대통령도 인정한 '20대 낮은 지지율'…원인은?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01.26 00:00 / 수정: 2026.01.26 00:00
李 신년 기자간담회 언급…"기득권에 대한 반감"
2030, 축소된 기회 폭에 정부 반감↑
SNS·가짜뉴스 영향도 분명…세계적 흐름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지난해 4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펼치고 있다. /장윤석 기자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지난해 4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펼치고 있다. /장윤석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보수화'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반민주당 정서일뿐 보수화가 아니다"와 "보수화 흐름이 확실히 나타났다"는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정치 밈과 숏폼 콘텐츠는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이끄는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정치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총 3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청년 세대가 보기에) 민주당도 이재명도 상당히 기득권자가 아니겠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년 세대에서 특히 낮은 국정 지지율의 원인을 '기득권 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그리고 저에 대한 지지율이 20대 남자, 60~70대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20대 남자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며 "뭔가 해야 하는데 기회는 없고, 힘들고 암울하니 저항 행보로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30 세대의 보수화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해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감으로 진단했다.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30 세대의 보수화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해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감으로 진단했다. /청와대

이 대통령은 구체적 이유로 "우리 사회가 성장 발전이 지체가 되면서 기회의 총량이 줄어들었고, 청년 세대들의 사회 진입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행동 자체가 정권에 반대되는 경향이 많은데 자기들(20대가 보기에) 민주당도 이재명도 상당히 기득권자가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대들이 보수화된 것은 아니고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을 보면 여전히 진보적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젊은 층의 참여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며 2030세대 보수화 논쟁은 다시금 사회적 화두가 됐다. 고용 지표에서도 청년층의 체감 불안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5~29세의 쉬었음 인구도 42만 8000명으로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쉬었음 인구란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일할 가능성이나 의사가 낮아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고용 지표에서도 청년층의 체감 불안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보수화가 실재하는 변화로 진단했다. /뉴시스
고용 지표에서도 청년층의 체감 불안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보수화가 '실재하는 변화'로 진단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학생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채수(28, 남)씨는 "코로나19를 겪다보니 소속감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가 굉장히 세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자기 잇속'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한 세대가 됐다"며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좌파적 복지 시스템에 대한 반감이 생긴 것도 이런 변화와 맞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586세대가 사회적·초월적 가치를 중시했다면, 지금은 그 가치에 끌려다니지 않고 손익을 따지는 세대가 됐다"며 "민주화·복지·약자 보호에 대한 구호가 예전만큼 먹히지 않고, 실용적인 것을 넘어 '내게 이득이 되는' 아젠다나 정책을 따라가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보수화가 '실재(實在)하는 변화'로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수 생활 만 30년째인데 옛날과 비교했을 때 지금 젊은 층들이 보수화된 것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분명하다"며 "(청년 세대들이)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면서 보수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의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문제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뉴시스
청년의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문제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뉴시스

그 이유는 단연 '일자리' 때문이었다. 신 교수는 "2030 세대가 보수화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면서 "이재명 정부가 성장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돈을 뿌리면서 분배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보수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돈벌이 외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의미이기도 하는데, 문턱에서 좌절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정치 성향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보수화가 세대 갈등과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과거보다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반정부적인 성향이 더 강해졌다"며 "고용의 총량이 정해져 있어 5060세대가 퇴장해야 할 시기인데도 정년 연장 논의가 나오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 시장에 진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도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SNS 환경도 변수로 꼽힌다. 김 교수는 "유튜브 등 SNS에서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비슷한 시각의 정치 콘텐츠들이 올라오면 재교육도 되기도 하고 세뇌되기도 하는 부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정치 상황뿐 아니라 트럼프의 자국 이기주의나 유럽, 일본 등 보수화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며 "청년층은 SNS를 통해 외신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들과 동조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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