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보수화①] "반이재명일 뿐" vs "확실한 보수화"…변화의 실체는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01.25 00:00 / 수정: 2026.01.25 00:00
일자리·부동산 등 586세대 반감 생긴 2030
SNS 발달로 '재미'로 소비되는 정치권
"반민주당 정서일뿐" vs "보수화 흐름 확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보수화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박헌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보수화'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박헌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보수화'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반민주당 정서일 뿐 보수화가 아니다"와 "보수화 흐름이 확실히 나타났다"는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정치 밈과 숏폼 콘텐츠는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이끄는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정치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총 3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화되는 2030세대의 변화 흐름에 정치권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 한국사회과학자료원과 조선일보가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비율은 20대 26.7%, 30대 21.1%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보수(26.7%)'가 '진보(22%)'를 앞섰다. 역사 인식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이승만 정부에 대한 이미지를 '발전'으로 답한 50·60대는 14.2%에 불과했지만, 20·30대는 38.4%에 달했다. 조사는 성인 2000명을 무작위 추출해 지난해 12월 22~28일 웹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2030 세대의 변화는 개인적 변화라기보다 세대 자체의 정치 지형이 재편되는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팩트 DB
2030 세대의 변화는 개인적 변화라기보다 세대 자체의 정치 지형이 재편되는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팩트 DB

2030 세대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개별적 변화라기보다 세대 자체의 정치 지형이 재편되는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다. 이들은 2020년 이전 진보 성향 정당에 사실상 몰표를 주면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성질이 변화했다. 선거 국면에서 청년 세대가 보수와 진보 정당에 표를 절반씩 나눠주면서 하나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경제신문과 여론조사 업체 피앰아이가 지난해 2월 13~18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대별 인식 조사'에선 2030의 9.5%가 '진보→보수'로 지지 정당을 바꿨다. '보수→진보'로 바꾼 비율은 3.9%에 불과하다. 변화 시점은 '문재인 정부 때'가 10명 중 4명, '비상계엄 이후'가 10명 중 3명꼴로 조사됐다.

2030 세대 인터뷰에서 부동산·일자리·연금 등으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586세대를 향한 반감이 뚜렷하게 보였다. /뉴시스
2030 세대 인터뷰에서 부동산·일자리·연금 등으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586세대를 향한 반감이 뚜렷하게 보였다. /뉴시스

<더팩트>가 진행한 2030 세대 심층 인터뷰에선 586세대를 향한 반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직된 고용환경과 주거 불안 등이 겹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사회 진입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년층의 불만은 정책과 정권에 대한 평가로 직결되고 있다.

00년생 여성 이 모 씨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인식하기 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부동산 규제에 따라 집도 날아갔고, 우리 세대는 연금도 못 받는데 세금은 더 올라가서 (이 대통령을) 좋아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02년생 여성 김 모 씨도 "코로나 이후 교회에 대한 반감이 커졌는데, 개신교가 극우의 목소리를 대변하다 보니 편견이 생긴 것 같다"며 "(2030 세대가) 정치적인 내용을 확실하게 아는 게 아니라 막연히 그들을 대표하는 4050 세대에 대한 반감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숏폼과 밈을 비롯해 빠르게 확산되는 SNS 문화가 청년층의 보수화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청년 지지자에게 신발을 선물받고 신어보는 모습. /남윤호 기자
숏폼과 밈을 비롯해 빠르게 확산되는 SNS 문화가 청년층의 보수화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청년 지지자에게 신발을 선물받고 신어보는 모습. /남윤호 기자

숏폼과 밈을 비롯해 빠르게 확산되는 SNS 문화가 청년층의 보수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비대면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토론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일방의 입장을 주입하는 식이어서 양극단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91년생 남성 이 모 씨는 "이전과 다르게 SNS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게임처럼 정치인을 조롱하거나 공격하는 콘텐츠가 '재미'로 소비되면서 '내로남불' 같은 프레임이 빠르게 퍼진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주변 사람들과 정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데, SNS에서 단편적으로 소비하면서 '진짜 웃기네'라는 식으로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98년생 남성 오 모 씨는 "20대가 보수 이념을 정확히 알고 지지하는지에는 의문"이라며 "그들이 투표권을 가진 뒤 의회 다수당이었던 시절이 길어 20대에게 기득권 정당은 민주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봤다. 그는 "스레드나 인스타에 극단 성향 콘텐츠가 반복 노출되며 정치 무관심층도 영향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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