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이 마무리되면서 당 안팎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후속 쇄신책 발표 향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식 효과로 형성된 보수 진영 결집 흐름을 실제 당 체질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당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쇄신 방향을 제시한 이후 공천 혁신과 인적 쇄신, 정책 전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쇄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장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된 데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징계 논란까지 겹치며 쇄신에 대한 동력이 분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단식과 별개로 당 차원의 쇄신 준비는 계속 진행해왔다"며 "당헌·당규 개정 논의도 첫 회의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대표의 건강 회복이 우선인 만큼 발표 시점은 다소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당은 당명 개정을 중심으로 한 상징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당원과 대국민 공모전에서는 '자유'와 '공화' 등 전통 보수 가치를 담은 명칭부터 '민주'와 '미래' 등 확장성을 염두에 둔 제안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약 5년 반 만의 당명 개정을 통해 정치적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처음에는 실효성 없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당이 지금처럼 정체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당명 개정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 보수정당 사례에서 보듯 당명 개정이 단기적 효과에 그쳤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인적 쇄신이나 정책 노선 변화 없이 간판만 바꿀 경우 국면 전환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가 강조해 온 청년·전문가·지역 중심 정책 기조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청년을 전면에 내세운 '새 인물론'을 통해 반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표가 쇄신 구상에서 청년 문제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만큼 청년 중심의 새로운 인물 발굴이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뇌물 의혹을 겨냥한 공천 혁신으로 차별화 전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깨끗한 공천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여당과 대비되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책 주도권을 거대 여당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안 제시 없이 투쟁 프레임만 반복될 경우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한 전 대표 제명안 의결을 둘러싼 시간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과거와의 단절과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전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쇄신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왜 우리 당을 신뢰하지 않는지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장 대표의 단식이 남긴 효과를 당 체질 개선으로 이어가려면, 당을 따라다니는 극단적 이미지를 어떻게 걷어낼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당이 여전히 '내란당' 프레임에 갇혀 있는 지금 상황은 한 마디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다"며 "쇄신안을 아무리 발표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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