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정청래 표 '전 당원 1인 1표제'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잡음이 심상치 않다. 이견이 개별적으로 표출된 1차 추진 때와 달리, 재추진 과정에선 지도부가 편을 갈라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내홍이 격해진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번 1인 1표제 논란을 계기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1인 1표제 실현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중앙위원회에 부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위 개최 예정일은 다음 달 2일이다. 이로써 1인 1표제는 지난달 5일 중앙위에서 부결돼 폐지된 후 약 2달 만에 다시 의결 기로에 서게 됐다.
정청래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기도 한 1인 1표제는 '표의 등가성'을 내세워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같은 '1표'로 맞추는 게 핵심이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은 현행 20 대 1 이하인데, 이를 1 대 1 비율로 맞추는 것이다.
1인 1표제는 처음 추진될 때부터 적잖은 논란을 낳았다. 먼저, 1인 1표제가 도입될 경우 정 대표 지지세가 큰 권리당원 영향력이 대폭 확대되는 게 화두였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쟁자였던 박찬대 의원에게 대의원 투표에선 약 6%포인트 밀렸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선 2배 가까운 격차로 승리하며 당선됐다. 지난 11일 치러진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선 친정청래(친청)계 후보들이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친이재명(친명)계에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원 주권 강화'를 명분 삼아 1인 1표제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왔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정 대표는 이날 당무위 발언을 통해 "민주주의 기본 원칙인 1인 1표제로 가는 것은 전체 다수에 대한 이익이다. 누구 개인의 이익으로 치환해 말하는 것은 대등·대칭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박했다.

정 대표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의 1인 1표제 관련 잡음은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최고위에선 친청계(이성윤·문정복)와 친명계(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 간 공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1인 1표제 관련 잡음을 차단하려는 당 지도부에 반발했고, 여기에 친청계가 맞서면서다. 1차 추진 당시에도 이언주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지도부가 두 쪽으로 쪼개져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은 예삿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 내부에선 올 8월로 예정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일순간 분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대표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 측과 새로운 대표를 세우려는 비정청래(비청)계 간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차기 당대표는 2년 임기를 정상적으로 채울 경우 2028년 4월(23대 총선) 치러지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23대 총선 이후 막강한 당 장악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 만나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원내대표 선거, 지방선거를 치른 이후 곧바로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며 "짧은 기간 당내·외 선거를 치르면서 당권을 장악하려는 계파 간 경쟁은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차기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에 대항할 인사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일순위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