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사상 첫 '코스피지수 5000'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주가와 달리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저점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갈 기세다. 활황은 언감생심. 끝 모를 불황 속에서 자기 정치로 조그마한 손익 실현에 급급한 여야다. 번번이 합의되지 않은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여당은 통일교 특검과 공천 헌금 특검에 침묵하고 있다. 전횡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 여부를 두고 내전을 벌이고 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듯한 여야의 행보는 불쾌감을 키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치권에 투자는 고사하고 '손절'하고 싶은 국민이 꽤 되지 않을까.

◆24시간 필버 이어 무기한 단식…그가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단식에 돌입했다고?
-응. 장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국회 본회의에 '2차 종합특검법'을 상정하자 단식으로 맞불을 놨어. 통일교 금품 수수 및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기도 해.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압박해 보고, 여야 원내대표끼리 만나 협의도 해봤지만 통하지 않자 장 대표가 결단한 거야. 사실 비상계엄 사과에 이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슈까지 터지면서 당내 입지가 불안했잖아.
-장 대표 단식 선언할 때 보니까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에 눈에는 결기가 가득 차 보이더라.
-맞아. "국민에게 민주당의 무도함을 알리겠다"는데, 표적이 단순히 여당만은 아닌 것 같아. 당내에서 흔들리는 본인의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아무래도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평소 논리를 앞세우는 편인데, 이번 단식에서만큼은 정치적 야성을 보여주려는 것 같아. 지난번 야당 대표 최초로 24시간 필리버스터 하면서 만들었던 '투사' 이미지를 굳히려는 거지. 그때도 계엄 사과 거부로 당내 반발이 심했는데, 필리버스터로 위기를 다소 수습했던 전례가 있어.

-필리버스터는 끝이 정해져라도 있지, 단식은 쉽지 않겠는데?
-맞아. 장 대표가 가진 무기인 '체력과 근성'을 또 한 번 보여줄 기회지만 반대로 리스크가 될 수도 있어. 단식은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까 쉽지 않을 거야. 당내에서 "필리버스터 때만큼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야. 이런 와중에 한 보좌직원은 "조금 뜬금없는 이번 단식은 말 그대로 단식이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니 당연히 '영양가'는 '제로 콜라' 수준일 수밖에 없다"고 했어. 에둘러 비꼰 셈이야.
-"투쟁에 앞장서 단식까지 하는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단식 첫날 저녁 본관 앞에서 <더팩트>와 만난 한 의원은 "저녁에는 로텐더홀에 사람도 없고 더 쓸쓸하다"라고 말했어. 반면 "단식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한다"는 싸늘한 시선도 공존해. 장 대표가 단식의 진정성 입증과 그 사이 당내 반발의 목소리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여.

◆"배신자" "권불십년"…'뺄셈정치' 직격에 아수라장 된 국힘 신년회
-14일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회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하던데?
-맞아. 이날 신년회는 중앙윤리위원회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새벽에 '기습 결정'한 직후 열렸는데, 여기서 '친한계'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이 이를 정면으로 겨냥해 "최대치의 '뺄셈'에 가까운 정치적 결단이 내려졌다"고 직격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어.
-당원끼리도 다투더라. 배 위원장이 윤리위의 제명 결정을 비판하자 한 당원이 즉각 "옳은 말"이라고 외쳤어. 곧바로 다른 당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만하라"고 고성을 질렀어. "한동훈을 자른 게 뭐가 잘못이냐", "배신자는 내려오라"는 외침도 이어지면서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어.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이 "언젠가 이 어려운 시간의 터널이 끝날 것"이라고 말하자 장내에서는 "X소리"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나왔어.

-배 위원장이 진화에 나섰는데도 소란은 계속됐다고?
-맞아. 이후 김경진(동대문을), 구상찬(강서갑), 장진영(동작갑) 당협위원장들이 징계 재고 필요성을 언급하자, 일부 당원은 "솎아 내라", "척결하라"고 소리쳤어. 급기야 몹시 흥분한 한 당원은 삿대질하며 고성을 지르다 퇴장했어. 덕담을 주고받으며 단합을 다지는 신년 인사회 현장의 혼란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지.
-송언석 원내대표도 한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고?
-신년회 도중 이동하던 송 원내대표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에워싸자 "다들 누구시냐"며 놀란 기색이더라. 지지자들은 "책임당원이다, 왜 그러느냐", "천년만년 할 것 같냐", "권불십년이다. 정신 차려라"며 항의를 쏟아냈지. 송 원내대표는 "왜 나한테 그러느냐. (윤리위 회의를) 어제 하는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어. 이처럼 당 안팎에서 갈등이 격화하다 보니 분당 등 정계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국민의힘 내홍이 언제쯤 봉합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처음부터 끝까지 '환대'…극진한 대접 받은 李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일본을 찾아 정상회담을 가졌던데. 양 정상이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맞아. 13~14일,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소인수회담부터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 환담, 만찬, 이튿날 친교행사까지 긴 시간 함께 일정을 소화했어. 일부 공개 일정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양 정상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수시로 서로를 치켜올리고 감사를 표하는 모습이었어.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에 도착했을 때부터 다카이치 총리와 일정을 마무리할 때까지 여러 차례 극진한 환대를 받았어. 먼저 이 대통령이 공항에서 내린 뒤 숙소에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이 대통령을 맞이했어. 애초 호텔 측 영접이 예정돼 있었지만 총리 영접으로 격을 높였다고 해.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이 대통령은 "이렇게 격을 깨고 환영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화답했지.

-이어진 환담 자리에서도 일본 측의 성의를 확인할 수 있었어. 단순한 환담이 아니라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함께 드럼 협주를 펼친 거야. 양 정상이 같은 옷을 맞춰 입고 나란히 앉아 '골든'과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연주하는 모습은 이례적이고, 인상적이었어. 앞서 중국에서 화제가 된 샤오미 셀카처럼 이번 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된 것 같아.
-이튿날 오전 호류지에서 가진 친교 행사에서도 다카이치 총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대통령을 극진히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어. 일반인의 관람이 통제되는 수장고를 개방해 금당벽화 원본을 이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기도 했어. 이를 두고 위 실장은 "일본 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환대"라고 평가했지. 일정이 끝나고 작별 인사를 나눈 뒤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이동을 위해 차량에 탑승한 이 대통령에게 다시 다가가 창문을 통해 악수를 나누며 환송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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