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에 한 방 먹은 한동훈…'소명의 늪' 앞두고 다음 카드는?
  • 김수민, 김시형 기자
  • 입력: 2026.01.18 00:00 / 수정: 2026.01.18 00:00
재심 청구 가능성 일축
가처분 신청 전 '정치적 사과' 가능성
"한동훈 찾을 수밖에"…친한계 중심 낙관 전망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제명 징계 의결 보류와 장동혁 대표의 단식에 따른 국면 전환이 맞물리면서 한 전 대표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배정한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제명 징계 의결 보류와 장동혁 대표의 단식에 따른 국면 전환이 맞물리면서 한 전 대표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제명 징계 의결 보류와 장동혁 대표의 단식에 따른 국면 전환이 맞물리면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계산이 더욱 복잡해졌다.

재심 청구 여부를 넘어 새로운 연대를 모색할지, 혹은 법적 대응을 통한 장기전을 택할지 한 전 대표의 다음 선택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친한계(친한동훈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기회로 보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 문제를 두고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겠다"며 공을 한 전 대표에게 넘기면서 한 전 대표는 매우 까다로운 처지에 놓였다. 소명을 하자니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입지에 치명상을 입게 되고, 안 하자니 '감출 게 있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재심 청구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입장 변화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도 나왔지만 한 전 대표 측은 이를 일축했다. 한 전 대표 측 인사는 16일 <더팩트>에 "이미 재심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지도부가 마치 손을 내미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된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시간이 남아 향후 계획은 논의 중이지만, 재심 청구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측근도 "당헌·당규상 당연히 보장돼야 할 재심 청구 기간을 마치 선심 쓰듯 내미는 것은 정당 역사상 처음 보는 일"이라며 "사람을 아주 우습게 만드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제 재심 청구 여부보다는 그 이후 한 전 대표가 정치적 국면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더 중요해졌다. 한 전 대표가 재심 신청 기간 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한 전 대표 측은 우선 법적 대응보다는 '정치적 사과'를 통한 사태 해결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친한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고민 중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미리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가 국민들께 어느 시점에 사과의 의미를 담은 표현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한다면 어느 정도 수위로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면서 가처분은 자연스럽게 뒤로 미뤄졌다"며 "일정 수준을 넘어버리면 과하게 인정하는 식이 돼 버리기 때문에 '송구하다'는 표현의 수준과 범위를 잘 잡아야 한다. 이런 고민을 할 시간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한계는 역설적으로 현 상황이 보수 지지층 내에서 한 전 대표의 대체 불가능한 입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소통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친한계는 역설적으로 현 상황이 보수 지지층 내에서 한 전 대표의 '대체 불가능한 입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소통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한 전 대표 측에서는 현 지도부 체제로는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오히려 향후 정치 지형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적 시각도 나온다. 현재 상황이 역설적으로 보수 지지층 내에서 한 전 대표의 '대체 불가능한 입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제명 문제를 두고 이 정도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한 전 대표가 갖고 있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를 무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며 "지방선거에서 지고 나면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층은 결국 한 전 대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기회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 다른 관계자도 "설령 제명이 강행된다 해도 현 장동혁 체제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안팎에서 지방선거를 제대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그렇다면 책임은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친한계가 초선·비례 의원 중심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당내 영향력이 있는 중진들을 포섭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최근 중진들과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다고 평가받던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한 전 대표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이는 것 또한 한 전 대표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한 대표의 측근은 "의원총회에서도 상당수가 발언에 나섰고, 원외 당협위원장 연판장에도 이름을 올리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만큼 우리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과 폭넓게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도 "상임고문들을 포함해 당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고 있다"며 "심사숙고 끝에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론 역시 우리와 함께 가고 있으니 두려울 게 없다"고 덧붙였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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