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현재를 관통하는 장동혁의 말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01.16 00:10 / 수정: 2026.01.16 00:10
당내서 정치적 해법 모색 요구…張 질타 여론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소명의 기회를 주겠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안 의결을 미뤘다. 한 전 대표의 중징계 여부를 두고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소명의 기회를 주겠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안 의결을 미뤘다. 한 전 대표의 중징계 여부를 두고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의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에 책임을 물어 제명을 의결한 것이 기폭제였다. 장동혁 대표가 15일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겠다며 열흘간의 재심 청구 기간 최고위의 최종 의결을 미뤘지만,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장 대표가 윤리위 결정을 뒤집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한 전 대표는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과연 동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원수같이 다툴 때가 왕왕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모색하는 일은 낯선 일이 아니다. 다만 계파 갈등의 경중에 따라 분당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수박'으로 낙인찍혔던 이낙연 전 총리는 총선을 3개월 앞둔 2024년 1월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새누리당을 나와 창당한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이들이 19대 대선이 다가오자 다시 '친정'으로 돌아갔던 일도 있었다.

윤리위가 제명을 결정한 이후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이 심상치 않다. 이러다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한 전 대표를 제명하는 건 과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왔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당이 분열한다면 필연적으로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024년 11월 의혹 제기 이후 한 전 대표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혔다면 현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거라는 강경파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상에서 장동혁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네이버 갈무리
온라인상에서 장동혁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네이버 갈무리

파국 국면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쥔 장 대표와 한 전 대표가 타협점을 찾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최고위가 재심 청구 기간이 지난 뒤 제명을 확정한다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서 제명 결정을 철회하고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자중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다.

게다가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말마따나 '걸림돌'을 '찍어내는' 건 국민의힘과 무관한 사람이 볼 때 한심한 내전으로 비칠 수 있다. 또한 보수를 재건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데 모아야 할 당력을 내부 다툼으로 허비하고 있다는 당원과 보수 지지자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 대표를 질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정치 똑바로 하라" "좌파의 장기 집권을 챙겨주는 특급 도우미" 등 부정적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계파 갈등에 대한 실망감일 것이다.

한 전 대표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올라왔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한 전 대표가 사실관계를 밝혔다면 끝날 문제였다는 주장과, 익명 게시판을 '파묘'할 이유가 있냐는 주장 모두 설득력이 있다. 무 자르듯 일방의 책임만 묻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장 대표의 강경한 태도에 변함이 없어서다. 2024년 11월 당원 게시판 의혹으로 계파 간 신경전이 고조될 당시 친윤계를 겨냥했던 장 대표의 발언이 묘하게 현재를 관통하는 것 같다. "한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려고 마음먹고 달려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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