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버티기’ 국면…與 새 지도부 출범이 분수령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6.01.11 00:00 / 수정: 2026.01.11 00:00
민주 원내대표·최고위원 11일 선거
김병기 자료 미제출…징계 연기 가능성
전문가 "집권 여당의 메시지 보여줘야"
버티기에 들어간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내표의 거취가 새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버티기'에 들어간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내표의 거취가 새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공천 헌금 수수와 보좌진 갑질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거취가 오는 11일 새 원내대표·최고위원 보궐선거 이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공천 헌금 의혹 등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둔 터라 어떻게든 악재를 불식시켜야 하는 처지다. 의혹의 중심에 놓인 김 전 원내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공천 헌금 1억 원을 수수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의혹과 함께 자신도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 의원의 버티기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윤리심판원은 지난 5일 김 전 원내대표에게 8일 오전 10시까지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 측은 "요청받은 지 3일 만에 모든 소명 자료와 입장문을 제출하기 어렵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제명당하는 한이 있어도 탈당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결단만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찰이 공천 헌금 의혹 수사를 본격화할 경우 여론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당내에서 김 전 원내대표 탈당론이 거세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일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백혜련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김 전 원내대표의) 자진 탈당이 필요하다"라면서 "결단을 미룰수록 (당이) 더 수렁에 빠지는 상황인데 선당후사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한병도·진성준 원내대표 후보도 김 전 원내대표의 탈당에 동의했다.

지난 8일 제3차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한병도·진성준·백혜련 후보는 김 전 원내대표의 자진 탈당 필요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일제히 O 팻말을 들며 선을 그었다. 사진은 한병도·진성준·백혜련·박정 후보(왼쪽부터)가 JTBC 주관으로 열린 제3차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8일 제3차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한병도·진성준·백혜련 후보는 김 전 원내대표의 자진 탈당 필요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일제히 'O' 팻말을 들며 선을 그었다. 사진은 한병도·진성준·백혜련·박정 후보(왼쪽부터)가 JTBC 주관으로 열린 제3차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은 오는 11일 '완전체' 지도부가 다시 꾸려지면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방침인데,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원내대표가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떠한 징계가 나오더라도 김 원내대표가 중대 결심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리심판원 결과도 우호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미 당 안에서는 정해진 순서대로 윤리심판을 거쳐 정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명이나 탈당 등 여러 선택지가 거론되지만, 정치적으로는 제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명하지 않고 넘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야권과의 차별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제명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에는 선을 그은 것을 두고 대조되는 책임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를 달라고 했을 때 '이겁니다'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부정부패에 손을 끊겠다는 답이어야 한다"며 "새 지도부는 김 전 원내대표를 제명하든 탈당시키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도 못 하고 말로만 사과를 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야당과 다르다는 것을 단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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