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트럼프, 北 핵무기 시설도 파괴할 수 있나 [이우탁의 인사이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 입력: 2026.01.06 00:00 / 수정: 2026.01.06 18:28
美오바마-트럼프 1기시절, 북핵 제거-정권교체 ‘참수작전’ 검토
中보호막에 ‘핵 상호확증파괴’...北상대 군사작전 어려움
미국의 기습 군사작전으로 전격 체포·구금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P.뉴시스
미국의 기습 군사작전으로 전격 체포·구금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P.뉴시스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오바마를 대변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그가 북한과 전쟁을 벌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이던 2019년 2월 15일 백악관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그가 말한 내용은 그 즈음 나온 워싱턴 포스트(WP)의 대기자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Fear): 백악관의 트럼프’에 자세히 서술돼있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2016년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북핵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 그 중에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제거할 군사작전 방안도 포함돼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극비 작전인 ‘특별 접근 프로그램(Special Access Programs)’도 승인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특별 접근 프로그램은 북한 미사일 부대와 통제 시스템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하거나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7초 내에 탐지하는 작전 등이 펼치는 것이 핵심이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취임 이후인 2017년 9월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제거하는 이른바 ‘특수작전’을 검토했었다는 내용도 전했다.

언론에서는 이 작전을 통상 ‘참수작전’으로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시를 내리기 직전인 그해 8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작전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는데, 우드워드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터뷰 한 뒤 2020년에 펴낸 책 ‘격노’(Rage)‘에 그 내용을 짐작할 대목이 나온다.

트럼프는 취임 후 매슈 포틴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부터 북한 핵 보유국 인정부터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이나 군사 공격을 통한 정권교체에 이르는 "9개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미군 특수부대를 동원한 비밀작전 등이 망라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보 계통의 소식통들은 "미국과 한국은 다양한 정보 및 첩보자산을 통해 김정은의 동선을 매일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미국과의 협상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하는 가정적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마두로의 체포와 몰락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 또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은 여전히 상정 가능한 옵션일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정은은 앞으로 더욱 더 핵무력에 집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굴욕적인 마두로의 생포를 보면서 생존을 담보해줄 핵무력에 더 의존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일 진행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숨길 것 없이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 데 있다"면서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어떤 취지의 발언인지 충분히 알게 한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 발을 쏘며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도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읽힌다. 또 김정은은 중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적 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적으로 미국과 맞설 힘을 갖고 있는 중국의 ‘보호막’이 더욱 절실하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러시아와 함께 북-중-러 삼각 연대의 고리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북한 전역에 은닉돼있는 북한 핵무기와 관련 핵시설을 일거에 파괴하려는 군사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서 다시 우드워드의 서술을 인용해보면 2016년 가을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미 정보기관과 국방부는 1개월 동안의 검토 작업을 거쳐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대북 군사 공격을 단행하면 북한의 ‘공개된’ 핵 시설의 85%가량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우드워드가 전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지하 동굴 등에 감춰둔 핵폭탄 또는 관련 시설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절망감’을 느끼고 대북 선제공격을 선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를 일거에 모두 파기할 수 없을 경우, 다시말해 북한이 반격할 핵무기를 한 발이라도 보유하게 될 경우 이는 재앙적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이것이 핵무기가 갖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MAD)’ 효과이고, 북한이 노리는 핵억제 전략인 것이다.

북한은 한때 미국과의 정상회담 등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핵무력 고도화에 주력했고, 현재는 사실상 핵보유국 행세를 하고 있다. 중국과 연대하고 있는데다 핵무력으로 무장한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말해주는 셈이다.

‘마두로 전격 체포’의 나비효과가 자연스럽게 한반도로 밀려오는 상황이지만 한반도 상공에 짙게 드리운 ‘핵 그림자’는 동북아의 복잡다기한 안보전선을 새삼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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