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보좌진 사적 동원 및 일가족 비위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 간 많은 생각을 했다"며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 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선 안 된다고 믿었기에 끝까지 제 자신에게 물었고, 이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당과 이재명 정부에게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끝으로 "이번 결정은 책임을 내려놓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른바 '쿠팡 오찬' 논란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을 수수했다는 의혹, 베트남 출국 과정에서 특혜성 의전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휩싸였다.
논란은 가족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지역구 병원에서 가족들이 진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비롯해 장남의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의혹, 보좌진을 업무 동원 논란, 차남의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과 빗썸 취업 청탁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다.
여기에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현재 김 원내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갑질·비위 의혹은 경찰 수사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rocker@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