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검' 외치는 이준석, 정작 본인 수사는 불응하는 '이중 잣대'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5.12.15 00:00 / 수정: 2025.12.15 00:00
통일교 특검하면 개혁신당 추천 제안도
이달 중 출석 불가…특검 "사실상 조사 거부"
정치개혁 내세우면서 '내로남불'
여야 의원의 통일교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작 자신의 특검 수사에는 불응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회 더팩트미래전략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더팩트 DB
여야 의원의 통일교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작 자신의 특검 수사에는 불응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회 더팩트미래전략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여야 의원들의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미 김건희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특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해서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금품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 임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자유로운 정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특검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재판에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개혁신당 등 군소정당은 이번 의혹과 무관하다 보니 이 대표도 이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기득권인 양당이 특정 종교단체와 얽힌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득권 양당이 "특정 종교단체와 이렇게 깊이 얽혀 있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민주당 의원에 대한 부분은 개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국민의힘에 대한 부분은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에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반면 이 대표는 전날 김건희 특검의 피의자 조사 출석 요구에는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특검의 출석 요구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정기국회와 임시국회 등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각종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특검 조사에 응하기 위해 새벽, 심야, 공휴일 등 가능한 모든 시간대를 열어두고 출석 일정을 다각도로 제안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 측은 저희가 제안한 시간들을 '모두 거절'한다는 입장만을 회신했다"고 했다. 특검의 조사에는 긍정적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자신의 변호인이 해외에 체류 중임을 설명하고 귀국 후 입회해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은 "이 대표가 12월에는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로 사실상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로 12월 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조사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 대표는 양당의 기득권 구조와 불투명한 정치 문화를 비판하며 정치개혁의 메시지를 앞세워왔다. 하지만 정작 본인에 대한 특검 출석 요구에는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는 모습에 이 대표가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통일교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으면서 본인이 당 대표로 있을 때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하는 건 이중적인 태도"라며 "지방선거와도 연관돼 있으니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주는 게 본인의 정치 행보에도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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