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시민단체, '동두천 성병관리소' 대화협의체 구성 착수
  • 김수민,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12.14 00:00 / 수정: 2025.12.14 00:00
성병관리소 농성장서 4자대면
갈등 이후 처음…협의 주체도 확대
갈등 봉합 기대는 일러…"의견 취합 후 검토"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경기도청, 동두천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박형덕 동두천시장 /더팩트 DB, 박형덕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경기도청, 동두천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박형덕 동두천시장 /더팩트 DB, 박형덕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김수민·서다빈 기자] 정부가 경기도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옛 부지 존치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경기도청, 동두천시, 시민단체 간 의견 조율을 위한 대화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면서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성평등가족부와 경기도청, 동두천시, 시민단체 각 관계자는 11일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옛 부지 인근에 마련된 '철거 반대 농성장'에 모여 약 두 시간에 걸쳐 각자의 의견과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논의 결과, 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보존이냐 철거냐'를 이야기하기보단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창구 성격의 태스크포스(TF) 차원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우선 의견을 취합해 검토할 계획이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장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니까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이라며 "요청 사항에 대해 검토해 답변 드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보존·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3년 지속되는 과정에서 동두천시와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양측이 참여하는 대화협의회를 통해 소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시와 시민단체 간 협의체였지만 정부와 지자체까지 참여하면서 그 논의 주체가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갈등이 하루빨리 봉합될 것으로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논의 과정에서 양측 입장차만 확인한 채 진척 없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두천시와 시민단체 사이 갈등이 하루빨리 봉합되진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11일 경기도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옛 부지 인근에 마련된 농성장의 모습. /동두천=김수민 기자
동두천시와 시민단체 사이 갈등이 하루빨리 봉합되진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11일 경기도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옛 부지 인근에 마련된 농성장의 모습. /동두천=김수민 기자

논의에 참여했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시민단체는 동두천시에 '철거 입장' 유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지자체에는 재정 지원 검토를 촉구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동두천시 재정으로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운영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 폭력의 책임이 있는 정부가 나서 재정을 지원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철거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존을 위한 유지비를 감당하기엔 이미 재정적으로 열악한 동두천시 입장에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대신 앞서도 제시했던 방안인 '다른 부지 제공' '추모식' '기록 아카이빙' 등을 통한 역사 기록 정도가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TF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도 입장이 갈렸다. 공대위 측은 '보존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동두천시는 성평등가족부의 검토 이후에 TF에 참여할지 여부를 내부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중앙 정부 차원에서 검토에 들어갈 텐데 내용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며 "성평등가족부와 경기도청은 청취자 입장에서 내용을 종합해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큰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성병관리소 존치 문제는 지난달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보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계기로 논의의 불씨가 살아났다. 동두천시는 해당 부지를 소요산 관광특구로 개발하기 위해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한 뒤 관광호텔 및 상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공대위는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성병관리소 부지 앞에 막사를 설치하고 470일 넘게 현장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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