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정부까지 직격…국정운영 '암초' 만난 李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12.11 12:34 / 수정: 2025.12.11 12:34
전재수, 이재명정부 첫 장관 낙마…정치권 넘어 정부까지 일파만파
李 대통령, 새해 국정과제 추진 앞두고 악재
전재수 장관이 사의를 밝히면서 통일교 의혹의 여파가 정치권을 넘어 이재명정부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전재수 장관이 사의를 밝히면서 통일교 의혹의 여파가 정치권을 넘어 이재명정부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의를 밝히면서 통일교 의혹의 여파가 정치권을 넘어 이재명정부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새해 본격적인 국정과제 추진에 부담을 안게 됐다.

전 장관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면서도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통일교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이다. 전 장관의 사의 표명에 이어 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직 처리가 완료되면 이재명정부 장관 중 첫 낙마 사례가 된다. 그간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있었지만 임명된 장관이 물러난 사례는 없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까지 확산되고, 결국 정부까지 뒤흔드는 형국이다. 이미 전 장관 외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됐는데 향후 수사 여부에 따라 여당과 정부 인사까지 진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을 야인 시절 단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라면서 "당시 국회의원이나 공직에 있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박헌우 기자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박헌우 기자

국민의힘은 금품 수수 의혹과 더불어 특검의 편파수사를 주장하며 여당은 물론 이 대통령에게까지 총공세를 펼치는 형국이다. 김건희 특검은 이미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조사하면서 민주당에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뭉갰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천만원 돈을 받고, 1000만원이 넘는 명품시계를 받고, 출판기념회 후원금 등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의 이름도 여기저기 등장한다"라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통일교 핵심 인물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하는 영상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 통일교 불법 자금과 무관하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을 틀어막을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 겁박에 통일교가 입을 닫은 것은 통일교와 유착된 게 이 정권과 민주당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새해 국정 구상에 착수하는 시점에 예상치 못한 변수를 안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취임해 반 년 간 국정 운영의 기반을 닦은 데 이어 본격적으로 국정과제 추진에 나서려는 시점에 큰 악재를 만났다.

그는 당장 이번 주부터 세종, 서울, 부산을 순회하며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내년을 국가 도약의 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 아래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검토하는 자리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민생경제 회복·국가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대한민국 대전환을 한 걸음이라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이번 업무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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