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 의혹을 정조준하며 여야 구분 없는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연일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내면서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10일 특정 종교 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는 통일교의 정치개입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 정치인을 넘어 여당 의원들까지 의혹이 번진 상황에서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공개 석상에서 이 사안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관련 법률에 대해 물으면서다.
그는 "종교단체가 정치개입하고, 불법자금으로 이상한 짓 하는 거 해산방안 검토하라고 한 거 하셨나"라고 앞서 지시한 내용을 확인했다. 해산 권한이 주무관청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는 "소관부처가 해산 명령하면 해산 효과가 발생하죠?"라며 "(명령이) 정당하지 아닌지는 소송에 따라 최소하든 말든 하는 것"이라고 행정조치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종교분리 원칙이 정말 중요한데 종교재단 자체가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다"며 "일본에서는 재단 해산명령을 했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종교와 정치를 구분하는 건 정말 중요한 헌법"이라며 법제처에 해산 명령 등 관련 법적 조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최근 특검 수사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조사하면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정치개입 의혹에 더해 편파 수사 논란까지 가중되는 형국이다.
금품 수수 의혹 당사자로 거론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SNS를 통해 "저를 향해 제기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라며 "의정활동은 물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다만 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전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연루된 인사들의 규모나 명단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바가 없다"며 "원내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국민의힘은 편파 수사를 주장하며 특검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여당은 물론 이 대통령에게까지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이 정권의 수족이 돼 '표적 수사' '보복 수사' '공작 수사'를 벌였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정령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신봉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SNS에서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하던 시절 통일교 인사에게 민주당 당직을 맡겼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통일교가 해산돼야 한다면, 민주당도 해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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