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인사청탁·장경태 의혹은 조용…혁신당 '선택적 침묵'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5.12.07 00:00 / 수정: 2025.12.07 00:00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대안도 제시
정치 기반 '범진보'…지지층 이탈 우려도
'신예 프레임'으로 비판·개선 목소리 내야
여권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조국혁신당이 야권 인사들 사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남윤호 기자
여권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조국혁신당이 야권 인사들 사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여권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는 조국혁신당이 야권 인사들 사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지층을 의식한 '선택적 침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당은 최근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혐의자들의 강한 처벌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혁신당은 5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위헌·위법 시비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까지 꺼내 들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이 중지돼 구속 기간이 만료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는 사법부가 내란 세력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는 발언에도 "내란중요임무종사정당 우두머리 같다"고 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놓고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배우자가 권력형 비리의 한가운데 있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김 여사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 지휘부에 대한 강력한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남국 대통령비서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다. 문자에는 홍성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를 회장으로 추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 수석은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거니까 아우가 추천좀 해줘봐 라고 전달했다. /뉴스핌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남국 대통령비서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다. 문자에는 홍성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를 회장으로 추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 수석은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거니까 아우가 추천좀 해줘봐' 라고 전달했다. /뉴스핌

반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과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인사청탁 의혹에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김 비서관은 지난 2일 문 수석부대표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인사에 관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비서관은 문 원내수석에게 "훈식이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논란이 커지자 문 원내수석은 사과했다. 같은 날 김 비서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이 곧바로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혁신당은 준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도 침묵하고 있다. 과거 혁신당은 고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경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그만큼 장 의원의 논란이 가볍지 않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침묵하는 이유는 사실상 혁신당의 정치적 기반이 범진보 진영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문제에 대한 강한 비판은 '자기 진영 공격'으로 보일 수 있다. 정치적 이해 관계를 고려했다는 의미다. 지지층에 대한 고려도 깔려있다. 혁신당의 지지층이 민주당과 상당 부분 겹쳐 있는 만큼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혁신당의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는 해석이다.

혁신당에서 발생한 성 비위 문제도 혁신당의 미온적 태도에 이유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다가는 '누가 누구를 욕하냐'는 비판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문제는 결국 조 대표의 리더십 부재와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 당시 조 대표는 민주당이 하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쇄빙선이 되겠다고 했었고, 그게 좋게 작용했다"며 "여당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인사청탁 문제에 대한 비판과 제도적 보완을 하겠다고 먼저 치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달리 신예 정치라는 프레임을 갖고 비판에는 비판할 줄 아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ezero@tf.co.kr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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