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금 예단하긴 어려워"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11.24 18:29 / 수정: 2025.11.24 18:32
공군1호기서 기내 간담회
"남북, 언제 우발적 충돌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
"중국과 경협·한미동맹 발전, 양립불가능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가능성을 두고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20일 이집트 카이로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가능성을 두고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20일 이집트 카이로대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중동·아프리카 출장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가능성을 두고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고, 그에 대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남북 간 평화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훈련을) 안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어떤 게 문제냐는 것은 그 때 상황에 따라 이게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길게 보면 대한민국의 방위는 대한민국 스스로 책임지고,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은 안해도 되지 않겠나"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쉽게 얘기할 수 없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이야기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언제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연결선이 다 끊겼다. 일체 대화 접촉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태다.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수록 더 인내심을 갖고, 우리가 확고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건 대전제"라며 "그 기반 위에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대미 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민간교류 확대는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한미 동맹은) 기존 군사 동맹에서 경제 동맹, 첨단기술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된다"며 "이 두가지는 결코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잘 관리한다는 것이고, 그 근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며 "그 중 핵심은 역시 대한민국 군사, 안보 각 영역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대륙과 해양의 중간 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양팔을 잡아 동시에 잡아당기는, 또는 중간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양쪽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중재하면서 활동폭을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1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1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 대통령은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일본 총리의 발언을 놓고 상당히 갈등이 크게 이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보고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또한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연쇄 회동을 가진 데 대해 "중국 총리와 면담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일본 측에도 특별히 요청해서 균형을 맞춰서 정상회담을 간략하게 했다"며 "두 회담에서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을 충실하게 잘 설명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두고 중동 국가들과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중동은 우리 외교의 중요한 한 축이다. 그리고 이번에 방문한 3개국은 중동 지역의 핵심 국가"라며 "방위산업 또는 무역투자 등 각종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템도 발굴하고 기존 협력 관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어서, 기반을 단단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핵심 국가 중심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이 가장 큰 구체적 성과가 있는 것 같다"며 "사전에 (강훈식) 비서실장이 특사로 가서 협업할 수 있는 분야들도 많이 정리했고, 구체적 사업도 발굴했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큰 성과가 난 것"이라고 꼽았다.

이 대통령은 각 국과의 정상외교에서 빠짐없이 방산 협력을 의논한 데 대해서는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분야가 많이 있기는 한데 사실 방산 분야는 정말 괄목할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며 "외국 정상들도 방산 얘기를 많이 한다. 매우 놀라워한다"고 반응을 전했다.

이어 "방산을 육성하고, 방산을 통해서 다른 산업을 더 발전시키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며 "각 국이 지금 군사적 위협을 위협을 느끼는 정도가 점점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방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 국가 간 관계를 발전시키는데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는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지방에서 (개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상황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며 "인프라 구축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 단언하기는 어렵고, 여러가지를 살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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