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고소전'으로 번진 내홍.."별일 아니"라는 국힘 지도부
-국민의힘 내부에서 현역 의원이 같은 당 대변인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응.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1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을 향해 "눈 불편한 것을 빼면 기득권"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게 발단이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김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박 대변인을 고소했어.
-문제는 그다음부터라며?
-당내에서 박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굉장히 부적절하다"라며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어. 그런데 지도부는 사안을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어. 장동혁 대표는 당직자들에게 "언행을 유의하라"는 식의 원론적인 메시지만 냈어. 박 대변인에게는 '엄중 경고'했어. 박 대변인이 사의를 표했는데도 장 대표가 사실상 반려했다고 해.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도 논란이었지?
-맞아. 송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자그마한 내부 일을 왜 이렇게 기사화하려고 하느냐"며 언론에 불만을 내비쳤어. "예민하게 반응할 일이 아니라"는 식의 당 '투 톱'의 안이한 대처는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지. 김 의원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서 나온 말이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유감 표명을 했지.
-이 사안이 계파 갈등과도 연관이 된다며?
-김 의원은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비례대표로 재선된 '친한' 인사고,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대표적 '친윤' 인사야. 지도부가 박 대변인을 감싸는 듯한 모습은 친한계를 견제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 당 안팎에선 "장애인 차별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는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는 비판이 나와.

◆론스타 승소의 최대 수혜자는 한동훈?
-정부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신청 사건 승소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고?
-맞아. 한국 정부가 완승하면서 법무부 장관 시절 소송을 추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주목도가 확 올라갔어. 안 그래도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그가 이번에도 존재감을 올릴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 있어. 한 전 대표는 승소 결정을 선고받은 18일부터 SNS에 관련 게시물을 계속 올리고 있어.
-주로 어떤 내용을 올려?
-대부분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당시 했던 론스타 소송 관련 브리핑이나 여권에서 자신을 향해 했던 비판적인 발언들이야. '한동훈이 론스타 배상 취소에 자신감 보인 이유', '론스타 승소, 3년 전 항소 결정 배경은' '론스타 사태 한국 정부 완성…한동훈의 이유 있는 자신감?, '모두가 반대했던 론스타 완승…어떤 길이 보였나' 등 제목의 영상들을 포함해 스무 개 넘는 관련 게시물을 올렸어.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한 이후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진 한 전 대표가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듯해 보이네.
-이번 론스타 승소는 한 전 대표의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는 평가가 많아. 심지어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한 전 대표의 공을 인정했어.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느껴져. 김민수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론스타 사태를 자신의 영웅 서사로 만들려는 '한'가로운 사람이 있다"라고 주장했어.
-보수권에서 제기되는 '한동훈 포용론'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여. 정치권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 밖에서 화합이 아닌 분열을 일으킨다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까지 품고 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혁신당은 다르다"…민주연합·정의당 저격한 조국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정의당을 한꺼번에 소환했다고?
-응. 조 전 위원장은 19일 당 유튜브에서 중계된 전당대회 2차 혁신검증 대담회에 나와 두 당에 대해 평가했어. 그는 "혁신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이 된 분들과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된 분들에 대해 국민께 물어봤을 때 어느 분이 성과를 내고 있는지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전체 의원 수에 비하면 저희가 훨씬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효능을 입증했다"고 자평했어.
-박은정 의원이 한 매체의 국정감사 국회의원 평가에서 우수 법사위원으로 선정됐고, 서왕진·이해민·차규근 의원이 경실련의 경제 분야 평가에서 상위 10인에 포함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지. 조 전 위원장이 언급한 '더불어민주연합'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이 함께 만든 비례위성정당이야. 다른 진보개혁 정당들보다 혁신당이 상대적으로 더 잘하고 있다는 구도를 만든 거지.
-22대 국회 들어 원외정당이 된 정의당도 언급했어. 사실상 정의당과 혁신당은 다르다는 선 긋기였지. 조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일부 의원이 혁신당에 대해) 정의당처럼 될 것이라고 예언·저주하는 분도 계신다"며 "다음 지방선거 때 저희가 표를 갖고 가지 못하도록 일부러 그런 얘기를 하고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어.

-대담회 다음날(20일) 조 전 위원장은 SNS에 '혁신당은 다르다'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올렸어. 이미지에는 "(혁신당은) 반대하거나 머뭇거리는 개혁을 주장해 왔다. 민주당과 다르다", "지난 대선 독자 후보 내지 않았다. 정의당과 다르다"라는 비교 메시지가 담겼지.
-조 전 위원장의 전략에 대한 반응은 어때?
-일각에선 "굳이 남을 깎아내릴 필요가 있었나"하는 아쉬움도 나와. 혁신당 자체의 성과를 내세울 수도 있었는데, 굳이 다른 정당을 끌어내리는 방식은 아쉽다는 거지.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누군가의 실책으로 얻는 반사이익은 결국 한계가 있는 전략"이라며 "지금은 비교보다는 자기 힘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