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중동·아프리카 출장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투자, 국방·방산, 원자력, 인공지능(AI) 등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현지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의 차량이 아부다비 대통령궁에 들어서자 UAE 측은 21발의 예포 발사, 낙타와 말 도열, 공군 비행시범단의 에어쇼, 어린이 환영단 등으로 이 대통령의 첫 국빈 방문을 성대히 맞이했다. 특히 걸프 지역 결혼식에서 신부 친구들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추는 환영의 춤인 '칼리지 댄스'를 선보여 국빈에 대한 최고 수준의 환대를 표했다.
이어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최초 양자 국빈 방문국이자 첫 중동 방문국으로 UAE를 방문하게 돼 뜻깊다는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지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때 UAE가 유일한 비회원 초청국으로 참석해 의미를 더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같이했고, 서로가 100년 동행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임을 확인했다. 또한 이번 만남을 계기로 경제·투자, 국방·방산, 원자력, AI, 보건·의료, 문화 등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가기로 합의했다.
경제·투자 분야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중동 국가와 맺은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난 2023년 모하메드 대통령의 한국 투자 공약이 양국 경제의 공동 번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대통령도 이에 동감하며 AI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신규 투자 및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깊은 신뢰와 전략적 연대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굳건한 신뢰를 기반으로, 공동생산, 기술협력 등 국방·방산 분야를 더욱 전략적인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협력으로 이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원자력 분야에서 UAE가 지난해 9월 바라카 원전 마지막 호기인 4호기까지 상업 운전을 성공적으로 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양국 간 교류협력의 상징 중 하나인 바라카 원전 모델을 기반으로 양국이 글로벌시장에 함께 진출하기 위한 협력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AI 분야에서 양 정상은 향후 100년을 함께 할 형제 국가로서 두 나라가 투자와 개발, 결과물 제3국 수출까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AI와 에너지, 방산 등 3대 분야를 통합 연계한 대형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의 국가AI전략위원회와 UAE의 인공지능첨단기술위원회 간 MOU 체결을 통해 AI 분야 협력을 제도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현지 의료 서비스와 바이오헬스 등 미래 의료 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대통령도 한국의 의료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UAE 국민들이 더욱 다양한 한국 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화 분야에서 양 정상은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중동 지역에서 K-컬처 확산을 위한 거점으로서 UAE와 한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반도 문제, 중동 정세를 포함한 지역·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 양국은 AI와 첨단기술, 과학, 우주, 통상, 지식재산, 의약, 원자력 등 분야에서 7건의 협력 문건을 교환했다. 이어 양 정상은 양국 관계를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의지를 담은 '한국과 UAE, 백 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이라는 제하의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로 했다.
회담 뒤 이 대통령은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한국 대표단의 입맛을 고려해, 한국의 바비큐 소스와 UAE의 대추야자 소스를 조합한 소고기 소스, 볶음김치와 한국산 배·참깨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가 준비됐다. 오찬 공연에서는 UAE 음악대가 '울고넘는 박달재', '제3한강교' 등 이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을 위한 한국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UAE 정신에 대한 존경과 우정을 담아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팔콘 조형물을 선물했다. 아울러 모하메드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에게는 궁중매영을, 살라마 여사에게는 높은 나예함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