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헌일·김정수·정소영 기자] 이재명정부 첫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여당과 대통령실에서 이를 두둔하는 과정에서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서로 크게 충돌, 수차례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김 실장과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언성을 높였다.
주 의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을 교사해 구속까지 됐던 서 모 씨가 국정기획위원장실에 발탁돼서 근무한 사실이 보도됐다"며 "김 전 부원장 사건에서도 김 실장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작동했다는 게 요지"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전 부원장이 서 모 씨 등에게 '김ㅎㅈ와 상의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보도와 텔레그램 같은 내용이 전부 다 공개됐다. 'ㅎㅈ'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주 의원은 강 실장에게 물었다.
이에 강 실장은 "이게 국정감사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고, 주 의원은 "위법 행위가 있다면 그에 대해 인사 검증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강 실장은 "대통령실 업무와 무관한 국정기획위원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냐"며 두 사람은 한동안 고성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후 국감장은 주 의원이 감사 중 페이스북에 올린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는 것이고, 그래서 더더욱 국감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는 내용의 게시글로 여야가 맞부딪치며 감사가 일정 시간 중단됐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도 "(김 실장의) 신상도 모르고,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관할하는데, 살림도 관할하고, 이런 분이 장관 후보자 인사에 대통령 의중을 통보한다든지 이런 내용을 보도를 통해 국민들이 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1부속실장 이동 뒤에는 최근 영상을 보니 APEC 기자회견장에서 (의장 기자회견을) 진두지휘하고 있더라"며 "부속실장이 홍보기획비서관 같기도 하고 의전비서관 역할 하는 것도 같고, 저 분은 어떤 일을 하는 걸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오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실장을 향한 공세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박수민 의원은 "저는 김 실장을 잘 모른다. 다만 공적인 자리를 차지한 만큼 경력 검증을 위해 인사기록카드를 요구했다. 혹시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저촉될까봐 행안부와 개인정보보호위의 사전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인사기록카드 제출을 요구했다.
특히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자리에 윤 전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진우 의원이 있는 건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고 저격하자 주 의원이 "제가 김 실장과 관련한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까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 시간가량 감사가 중단됐다. 이후 퇴장 과정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재개 이후에도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과거에는 당연히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왔고, 운영위에서 처음 증인채택을 논의할 때 당연히 총무비서관이 나오는 것 이해했는데 민주당에서 증인채택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졌다"며 "그 이후에는 갑자기 대통령실이 총무비서관을 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이야기만 나오면 민주당 의원들께서 득달같이 달려든다"며 김혜경 여사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다시 국감장이 소란스러워졌다.
박 의원은 "얼마 전 운영위에서 어느 여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는 비교도 안 되게 훌륭한 영부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며 "'법카로 과일 구매하고, 집에서 코끼리 키우신 김혜경 여사가 있다, 법카로 샴푸 결제하고 초밥 사먹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비꼬았다.
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통령실과 여당 의원들은 해명과 방어에 나섰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총무비서관이 부속실장으로 이동한 것은 국회 불출석 때문이 아닌 김남준 전 실장을 대변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라며 "김 실장의 출석 여부는 인사 이전부터 계획됐다. 부속실장은 의무참석 대상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원하면 간다는 입장이었다"고 답변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비선, 비선' 하면서 김 실장 얘기를 하는데, 부속실장이 샤넬백을 받았나, 디올백을 받았나, 고속도로가 휘는 기적을 보여줬나"며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사실로 망상에 빠져 소설을 쓰고 거짓선동을 하고 있다"고 오히려 김건희 여사를 저격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국감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김 실장 출석을 두고 "국회 결정에 따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다는 입장에 변함 없다"고 재차 입장을 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김 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이 가능하도록 경내 대기를 지시했고, 이에 김 실장은 대통령의 경외 일정 수행 업무를 해야 함에도 대통령실에서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