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를 찾아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취임 이후 두 번째 시정 연설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은 국민의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 10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시정연설 불참으로 '반쪽'에 그쳤던 데 이어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 입장과 동시에 전원 기립해 박수를 치며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이 들어오는 통로를 따라 모여 이 대통령을 향해 환호했다. 몇몇 의원들은 멀리서 이 대통령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단상에 서자 더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 연설 중 총 33번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고 나갈 때도 주변에 모여들어 한명씩 악수를 나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나가기 직전까지 박수를 보냈고, 퇴장 직전에는 이 대통령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대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모여 검은 마스크를 끼고 추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침묵의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 모두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당 탄압 불법 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연설 말미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텅 빈 국민의힘 의원석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예산안 통과를 위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은 지난 6월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제출했을 때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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