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5일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를 만나 "국제사회에 영향력과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프랑스로서 한반도 평화 공존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역할과 관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베르투 대사를 접견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연합(EU)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듯이 한반도의 평화 공존 문제는 EU의 평화와 안정에 직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달 초 독일 현지에서 열린 통일의 날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고 "프랑스와 독일이 1·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독일 통일의 날에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하는 장면이 참으로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서도 적대와 증오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의 시대를 열어 동북아의 평화 공존으로 이어지고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또 EU 측에 '한반도 평화 특사' 운영을 요청한 바 있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를 방문해 올로프 스쿡 EU 대외관계청 정무사무차장을 만났다"며 "EU가 한반도 평화 공존 문제에 긍정적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한반도 특사를 지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EU 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 단장도 한반도 평화 특사 제안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집행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며 프랑스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베르투 대사는 "독일 통일은 그야말로 우리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공의 장면"이라며 "동독과 서독이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조성된 환경 속에서 이뤄질 수 있었고,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이 신뢰를 보낸 것이 대단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국가들의 지지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국가 중에는 당연히 프랑스가 있고 EU가 있다"고 답했다.
베르투 대사는 "프랑스는 한반도 상황에서 여러가지 관여와 우려를 국가적 차원에서, 유엔(UN)과도 지속했다"며 "특히 북한의 UN 결의를 위반한 핵·미사일 개발을 규탄했고, 북러 간 밀착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을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참여시킴으로서 그 영향력이 한반도에까지 미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단히 적극적으로 북한의 여러 국제적 상황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르투 대사는 한국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말까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하고 "한국이 역할을 끝낸 이후에도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북한 문제를 안보리의 주요 문제로 다룰 것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변화 상황을 위해 끊임 없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내년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정치 분야에서의 고위급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 안보에 대한 협조를 더욱 심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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