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30일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를 기반으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50분쯤부터 6시 5분까지 약 75분 간 부산 해운대 APEC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밝은 미래를 마주할 수 없다'는 이시바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을 상기하며 "과거를 직시하고 밝은 미래로 가자는 나의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 영부인 김혜경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아쉬움도 재차 표했다.
양 정상은 한일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과 지역 및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폭넓고 심도깊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일 관계 중요성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재개된 셔틀외교를 기반으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측은 지난 8월 일본에서 가진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후속조치 중 하나인 한일 간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출범을 환영하며, 향후 운영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동발표문에 합의했다. 아울러 2009년 이후 16년 만에 한일 과학기술협력위원회 개최에 합의하는 등 지난 정상회담 이후 양국간 실질협력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8월 정상회담 이후 9월 한일 국방 장관 회담, 경제안보대화, 재무차관회의 등 양국 부처별 협의체가 활발히 가동 중인 상황을 평가하고, 양국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언급하며, 양국 간 의미있는 협력 성과를 축적해 나간다면 양국의 현안 관련 대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국 정부의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노력과 정책구상을 설명하고 일본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양 정상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서 국제사회 과제 대응에 함께 행동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북극항로 협력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8월 일본에서 가진 회담 이후 한 달여 만으로, 이 대통령의 방일에 대한 일본 총리의 답방 차원이다. 특히 당시 이 대통령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것을 이시바 총리가 수용해 부산에서 열렸다. 일본 총리가 양자 방한을 계기로 서울 이외의 도시에 방한하는 건 지난 2004년 고이즈미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21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이시바 총리의 방한이 형식적으로는 실무방문이지만 환영 행사, 친교 행사 등 사실상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준비했다. 일례로 이날 일본 총리 내외가 회담장으로 입장할 때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연한 전통 군악대 선도와 전통 의장대 도열로 맞이했다.
이날 만찬 메뉴는 한일 양국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들로 마련했다.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즐겨먹는 대게와 가평의 잣을 활용한 가평 햇잣소스와 대게 냉채를 시작으로 귀한 손님에게 대접했던 한국 전통 보양식 재료인 민어와 오골계를 넣은 적으로 양국 정상 내외의 건강을 기원하고, 두부와 생선살로 만드는 돗토리현의 전통음식을 부산의 명물인 어묵튀김으로 해석해 만찬상에 올렸다.
가을 숲의 향과 깊은 바다의 풍미를 함께 즐길 수 잇는 가을 봉화 자연송이와 전복찜,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 지역에서 나는 햅쌀로 지은 밥과 안동 한우갈비찜도 함께 준비했다. 후식으로는 가을의 풍미를 담은 한국의 옥광 밤 디저트와 일본의 전통 모찌, 메밀차를 제공한다.
건배주로는 막걸리를 준비했고, 만찬주로는 일본의 전통주와 한일 국제 부부가 만든 프랑스 브르고뉴 지역 와인,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 법주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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