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부터 장장 17시간 12분 동안 정부조직법에 대한 반대 토론을 했다. 이로써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장 17시간 12분 동안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해 반대 토론해 종전 자신이 세운 15시간 50분의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42분께 연설을 마쳤다. 자신의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그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이 '현금살포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15시간 50분 동안 반대 토론했다.

밤을 새우며 장시간 발언한 탓에 박 의원의 목소리는 다소 쉬었다. 피로한 기색도 역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김재섭 의원 등은 토론을 마친 박 의원에게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SNS에 글을 올려 "투혼을 불사른 박 의원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모든 힘을 다해 이재명 정권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정부조직법 반대 토론에서 "누구도 시대의 개혁 앞에 예외가 될 수 있으므로 저희는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역사적 과제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합의되지 않은 쟁점 법안을 민주당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박 의원은 "추석 밥상에 검찰청 폐지 선물을 올리겠다는 (민주당의) 약속을 기다리는 국민은 문제가 덕지덕지 붙은 검찰청 폐지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2300명의 검사 진로와 1만1000명의 수사관 진로를 (유예 기간) 1년 동안 공백에 빠뜨리는 법안의 토론 과정조차도 단 10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조직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종료될 전망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179석) 이상 동의로 강제로 종결할 수 있다. 전날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종결이 선포된 직후 표결에 부쳐지는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박 의원에 이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조직법에 대한 찬성 토론을 하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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