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줄곧 강조한 당의 '단일대오'를 시험할 첫 번째 관문에 맞닥뜨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이번 주 표결 수순을 밟게 되면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표결 당일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당론으로 정해진 바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권 의원 스스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의원 개개인 '자율 투표'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시점을 기준으로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진다. 10일엔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어 오는 11~12일 처리 가능성이 있다. 11일엔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어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의 찬성하면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만으로도 국회 의석 절반을 넘어 국민의힘 전원이 반대해도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어차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표결에 보이콧하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여론 상 유리하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권 의원 스스로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라며 "자율투표 하는 형태로 들어가 당당하게 투표하는 것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대여투쟁은 이어갈 방침이다. 투쟁력이 힘을 받으려면 당의 결속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표 규모에 따라 최근 크게 문제없었던 당 단일대오에 금이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당 결속은 물론 장 대표의 리더십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권 의원이 의원들에게 막아달라고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개인이 찬성하든 반대하든 크게 의미가 있나"라며 "의견이 조금 나뉜다고 해서 장 대표의 리더십과 연결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도 이날 통화에서 "설사 이탈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장 대표 스스로 속도 조절하며 체제가 제대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라 리더십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체포동의안 가결을 동력 삼아 대여투쟁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권 의원이 지난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통일교 현안 청탁을 대가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통일교 측에 어떠한 수사 정보를 전달한 적도,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결코 없다"며 "법정에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