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지만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먼저 정 대표의 연설이 민생보다 이념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미국은 사실상 추방이라 얘기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자진 출국이라면서 그 어떤 명확한 입장도 밝히지 않는다"며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 대한 유감이나 사과 표현도 없이 그저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자화자찬하기 바빴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정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은 것을 가졌으니 양보하라'고 주문했다"라며 "그런데 양보는커녕 연설 내내 여전히 국민의힘을 없애겠다는 얘기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절대 독점하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 이미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은 절대부패 하고 있다"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때처럼 이번에도 역시 적폐청산이란 이름 아래 상대 진영을 말살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를 위해 헌법 체계의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헌법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달려들고 있다"라며 "오늘도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세 개의 특검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대표가 국민의힘에 과거를 청산하자고 주문했다. 과거를 청산하는 방법은 미래로 가고, 국민 삶을 살피는 것이다"라며 "계속 과거로 가자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물러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청산을 부르짖으면서 적대적 정치에만 기생하는 정치세력은 반드시 자멸한다"고 비난했다.
협치는 지금 정치 구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 여당이 먼저 양보해야 가능하다는 게 장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정치를 걷어찰 생각이 없다고 여러차례 말했다. 민생과 국민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언제든지 손 잡을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도 "거대야당이 먼저 양보하고 손 내밀 때 협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앞서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내란 청산'과 검찰·언론·사법개혁 등 3대 개혁 완수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위헌정당 해산 가능성을 거론하며 '내란과의 절연'을 촉구하기도 했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