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극과 극'…형형색색 수놓은 한복 vs 근조 리본 상복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며?
-여야의 복장이 달라서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복'을 차려입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근조 리본을 단 '상복' 차림이었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한복 착복을 제안했고, 우원식 국회의장도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한복을 입자고 했었지. 이를 거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독주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검은 정장을 입었어. 한복, 아름답고 보기 좋았어. 한편으로는 여야가 극단적 분열상을 드러내는 장면 같아서 씁쓸한 감정도 들더라.

-의원들이 입고 온 한복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했어. 국민의힘은 한복 입기에 동참하지 않았잖아? 그래서 범보수로 분류되는 개혁신당도 안 입을 줄 알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의외로 소속 의원 전원이 한복 맞춰 입고 본회의장에 등장했더라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포졸복'을 빌리려 했었다더라.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서 "사실 한복 입을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제안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어. 그러면서 "유학 시절부터 불멸의 이순신 광팬이었는데, 포졸복이라도 빌릴 수 있을까 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못 했다. 사극 복장 중 재밌는 거 많다"며 아쉬움도 드러냈지.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입은 한복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한복이라고 하더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결혼식 때 입었던 폐백 한복 꺼내 입었고.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머리 장신구부터 가방까지 풀세트로 등장했는데, 빌린 한복이었대. 몇몇 의원은 "더 예쁜 거 빌릴 걸"이라며 후회했다는 후문이야.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남자 의원들 한복 중 예쁜 게 많았다"며 "너무 재밌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 전체적으로 의원들 다수가 즐거워하는 분위기였지.

-최근 넷플릭스에서 유행 중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사자보이즈 복장을 따라 한 의원들도 있었다며?
-맞아. 전용기·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검은 도포에 갓을 쓰고 등장했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개인 소장하고 있던 생활 한복을 입고 등장했는데, 화려한 한복을 입은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대비되더라. 누리꾼들은 '중전마마와 돌쇠'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 현장을 취재했던 일부 기자들은 "민속촌에 온 것 같다", "졸업사진 찍는 날 같다"라는 등 이색적이었다고 평가하더라.

◆정상회담 끝나자 다시 '기승전경제'…민생·경제 행보 분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일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고.
-맞아. 굵직한 외교 일정들을 마무리하고 다시 '먹고 사는 문제'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어. 각종 일정을 비롯해 국무회의 등 주요 발언까지 일주일 내내 '기업', '경제'가 키워드였어.
-2일 국무회의에서는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주요 경제 지표가 반등했다고 꼽으면서도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지 않으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냉정하게 진단했어.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반전시키는 첫 정부가 돼야 한다"며 범정부 종합대책을 신속하게 수립도록 지시했어.
-3일에는 반도체 웨이퍼를 평탄화하는 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강소기업을 찾아 비슷한 제조업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어. "중요한 것은 역시 먹고사는 문제"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지.

-이어 다음날에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K-제조업 재도약 전략 마련에 범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조선, 바이오 등 5개 업종을 중심으로 하는 주력 업종 초성장 프로젝트를 보고받은 뒤에는 방위산업, 우주, 위성, 통신 산업이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어. 이 산업들이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5일엔 바이오 혁신 토론회를 열고 업계의 의견을 직접 청취했어.
-이런 일련의 행보들은 이 대통령의 일하는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한 가지 목표를 정하면 집무실에서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현장을 찾아가고, 간담회·토론회 등을 통해 생생한 의견을 듣는 과정을 꼭 거치는 것 같아. 그것도 아주 신속하게 말이야. 사실 지자체장 가운데는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정들을 기획하고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지. 실효성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이 대통령의 비결이 아닌가 싶어.

◆장대비 뚫고 뭉친 국힘…長 "특검 구름도 걷힐 것"
-국민의힘이 4일 당원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했다는데?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당원들이 국회를 찾았어. 심지어 울릉도에 사는 당원도 왔더라. 제법 많은 비가 오는 가운데 이들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을 압수수색 하는 내란특검팀을 규탄했어.
-장동혁 대표 발언 타이밍이 눈길을 끌었다고? 무슨 말이야?
-장 대표가 규탄사를 할 때가 되니까 서서히 비가 잦아들더라고. 장 대표는 "비가 걷히고 구름이 걷히고 있다. 정치 특검이 몰고 온 구름이 걷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어. 그는 또 "분노를 담아, 애국 시민 분노를 모아 이재명을 향해 진격하자"고 했어.

-현장에는 어떤 의견이 나왔어?
-릴레이 규탄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어. <더팩트>와 만난 남경순 경기도의원은 "릴레이 방식으로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규탄대회를 진행해 단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이 자중지란 하지 말고 각성해 어느 정도 관철할 때까지 힘을 모으자"고 했지.
-오는 8일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만나. 어떤 성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려. 여기에 국민의힘의 투쟁 강도가 걸려 있지 않나 싶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