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2030 극우화' 발언을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뚜렷한 2030 세대를 겨냥한 이 대표의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조 전 대표의 주장을 거듭 비판해 왔다. 이 대표는 2일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분이 왜 감옥에 갔는지 국민들이 다 안다. 민주화운동 하다 간 것도 아니고 입시 비리나 서류 위조"라며 "예전엔 서울대 교수였으니까 학생들한테 훈계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분이 지금 2030 세대를 훈계하려 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직격했다.
같은 날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한 조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라는 극우 정당의 영향을 받아 2030 청년 일부가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며 "주장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링크했던 기사는 제 주장이 아니라 연세대와 리서치 기관이 공동 조사한 결과다. 비판하려면 그쪽을 비판해야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설전은 지난달 조 전 대표의 라디오 발언에서 촉발됐다. 조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2030대 남성이 70대와 비슷한 성향, 이른바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에도 조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20대 남성 3명 중 1명은 극우 성향을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게시했다.

조 전 대표와 이 대표 간의 신경전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조 전 대표를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며 "젊은 세대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극우'로 몰아붙이고 있다. 문제는 조국 전 대표의 정치적 행태가 오히려 극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준석 또 혐오에 기대나? 독해력부터 길러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맞불을 놨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조국 때리기'가 단순한 설전이 아닌 2030 세대의 표심을 겨냥한 '지지층 결집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던 조 전 대표에 대한 2030 청년층의 거부감이 여전히 큰 만큼, 이를 정조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신당의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제21대 대통령선거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이준석 후보는 20대 남성에서 37.2%의 지지를 얻으며 이재명 후보(24.0%)와 김문수 후보(36.9%)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30대 남성에서도 25.8%를 기록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당과의 경쟁·경합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2030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면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주요) 지지 기반인 2030을 직접 건드리고 들어오니 이 대표는 이걸 가지고 화력을 집중해 전선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며 "(동시에) 개혁신당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느슨해지는 2030의 이탈을 방어하려는 전략적 속내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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