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신세' 친한계…당내 혁신 사라지나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5.08.29 00:00 / 수정: 2025.08.29 00:00
張, 발언 수위 낮추고 내홍 봉합 시도
전대 계기로 친한계 구심점 붕괴 분석도
정치권 "여론 동떨어져…당 자정능력 상실"
강성 반탄파 장동혁호가 출범하면서 친윤계가 당내 주도권을 장악했다. 사진은 국민의힘 장동혁,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왼쪽부터) 대표 후보가 지난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강성 반탄파' 장동혁호가 출범하면서 친윤계가 당내 주도권을 장악했다. 사진은 국민의힘 장동혁,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왼쪽부터) 대표 후보가 지난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강성 반탄'(탄핵 반대)파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체제에서 당내 개혁을 외쳤던 친한계(親한동훈계)를 비롯한 개혁파가 사실상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대선 패배 이후 분출한 혁신 요구로 친한계가 힘을 얻는 듯 했지만 구심점을 잃으면서 혁신 동력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을 피하고 외부 공세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당 개혁보단 대여 투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자연스럽게 친한계를 비롯한 찬탄(탄핵 찬성)파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었다.

당초 전당대회 직후 친한계와 친윤계(親윤석열계) 사이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현실은 압도적으로 주도권을 쥔 친윤계가 이러한 갈등을 표면화하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친윤계가 결집하면서 당내 주도권 장악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장 대표도 이에 따라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7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당내 선거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로 나아가자고 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 "내부총질 세력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로 인해 친한계의 정치적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로 인해 친한계의 정치적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로 인해 친한계의 정치적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가 당내에서 소위 '비주류의 수장'과 같은 구심점이었는데,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고 오히려 반탄파인 김문수 후보를 지원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당내 개혁 논의를 주도하지 못하고 친한계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장 대표 당선으로) 한 전 대표가 당분간 정치적으로 재기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며 견고한 팬덤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장 대표가 연말까지 특검 등 대여 투쟁을 어떻게 해내는지에 따라 한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켤 여지가 생긴다"며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 불출마로 위기를 회피한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혁신 의지가 당분간 꺾일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거대 여당의 수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로 내란당이 됐다. 대한민국엔 야당이 없고 극우 세력만 득세하는 상황"이라며 연일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검찰 개혁 등 주요 현안을 일방 처리하겠다고 밝힌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여 투쟁에 집중하기 위해선 당내 혁신이나 쇄신 요구가 상대적으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는 8(당원)대2(일반 여론조사) 룰이 만들어낸 것으로,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체제"라면서 "친윤계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해 당이 사실상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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