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새 대표에 장동혁 선출…내년 지선 먹구름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5.08.27 09:59 / 수정: 2025.08.27 09:59
국힘, 극심 분열 진통 예상…분당 현실화 가능성
민주당과 격차↑…중도층 확보에 '빨간 불'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을 이끌 새 당 대표로 장동혁 의원이 선출됐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확장이 절실한 상황에서, 강성 반탄(탄핵 반대)파 인물이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당에 악재가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신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속개된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22만 302표(50.27%)를 얻어 당선됐다. 결선에서 맞붙은 김문수 후보(21만 7935표, 49.73%)는 장 후보에게 2367표 차이로 석패했다.

장 대표의 당선엔 당원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당초 찬탄파의 표심이 김 후보에게 향해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었다. 한 전 대표가 결선 투표를 앞둔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면서 사실상 김 후보에 힘을 실었다. 이에 오히려 강성 지지층이 장 후보로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더팩트>에 "한 전 대표의 발언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했다.

실제 개표 결과는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장 대표가 39.82%(3만 4901표)로 김 후보(60.18%, 5만 2746표)에 밀렸다. 그러나 전체 투표 결과에서 80%가 반영되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18만 5401표를 얻어 김 후보(16만 5189표)를 압도하며 우위를 점했다.

장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수락 연설에서 당원들의 지지에 대해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 끌어내리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당원만 믿고 도전했고, 당원만 믿고 지금까지 왔다"면서 "오늘의 승리는 당원 여러분께 만들어주신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장 대표가 앞으로 자신 앞에 놓여있는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10개월여 앞둔 국민의힘 새로운 수장인 장 대표는 △당 지지율 회복 △여당과의 관계 설정 △분열된 당 통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일~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5.5%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은 45.8%를 기록하면서 양당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강경 친윤인 장 대표의 선출로 내년 지선 준비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윤 어게인(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주창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의 당 개입 가능성이 제기돼 당이 중도층 확보에 대한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심과 어긋나는 행보를 하면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크게 패배할 것"이라며 "그런 방식의 당 운영은 지속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여당과의 관계 설정도 핵심 화두다. 장 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며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결선을 마친 직후 국회 본관에서 진행한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당 대표로서 정치를 외면할 생각은 없다. 필요하다면 여당 대표든 누구든 만나 정치를 하겠다.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면서도 다만 "진정한 협치와 협상이 이뤄지려면 힘의 균형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야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정부·여당만큼 끌어올려 진정한 의미의 협치를 이루겠단 뜻이다.

다만 장 대표는 그동안 찬탄파를 '내부 총질 세력'으로 규정하며 배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거대 여당의 정청래 대표와 '강 대 강' 대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친윤·윤어게인 논리에 갇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 대표와 대화를 하더라도 실질적인 협상으로 나아가기 어려워 여야 대치는 사실상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내 개혁파인 친한계(친한동훈) 등과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지층이 두터운 TK(대구·경북)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고, 수도권 중심의 보수 신당이 출현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장 후보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이 극우화될 것이라고 본다. 영남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은 이런 행보를 보이는 정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면서 "수도권 중심의 보수 신당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신당이 나오지 않으면 당이 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RDD 방식의 자동응답 전화(ARS)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4.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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