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최악 피한다지만…지도부 꾸려진 후 한동훈 운명은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8.26 06:00 / 수정: 2025.08.26 06:00
김문수 지지한 韓
다음 스텝 위한 돌파구로 풀이
김문수 체제서도 입지 타격 불가피하단 분석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 최종 선출을 앞두고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열린 내일의 기적을 만들 노원·도봉·강북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 최종 선출을 앞두고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열린 '내일의 기적을 만들' 노원·도봉·강북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 최종 선출을 앞두고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김문수 체제'의 출범이 본인의 정치적 행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후보와 장동혁 후보 둘 중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한 전 대표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제6차 전당대회 결선을 열고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 최종 당대표 당선자를 발표한다. 이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 당원 투표(80%)와 국민 여론조사(20%)가 반영된 결과다.

최종 승자가 가려지기 전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다". 당대표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최악'은 장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한 것이라고 봤다. 친한(친한동훈)계도 김 후보의 당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면서 다음 정치적 스텝을 고민하고 있을 한 전 대표가 모색한 돌파구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와 장 후보 중 누구 하나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해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여전히 건재한 정치적 입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친한계가 다시 당내 입지 확보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한 친한계 의원은 25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김 후보는 당내 세력이 없다. 친윤계와도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니다"라며 "원외 인사인 김 후보가 당내 세력 없이 당을 이끌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계파 가리지 않고 함께 가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문수 체제의 출범이 본인의 정치적 행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국민의힘 최종 후보에 탈락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5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문수 체제'의 출범이 본인의 정치적 행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국민의힘 최종 후보에 탈락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5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문수 당대표 체제에서는 구주류·친윤(친윤석열)계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는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한 전 대표의 마지막 승부수로 봐야 한다.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의 당선으로 정치적 공간을 유지해 나가며 대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구주류에 대해 책임을 묻는 과정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 반대라면 상당히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전 대표와 친한계를 품고 가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덧셈정치를 해야 하지 뺄셈하고 나누기하면 이재명 독재정치와 민주당만 좋아한다"며 "한 전 대표가 그런 절박한 심정을 저와 공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 후보는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당론을 따르지 않는 일부 세력은 품고 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둘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 평론가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기회를 도모하면 모를까 선거를 앞둔 상황에선 당이 절대 분열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 전 대표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봤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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