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는 25일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를 접견하고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영국이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그해 12월 북한과 수교를 하고 대사 관계를 수립했다"며 "북한을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신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크룩스 대사는 "영국은 한반도 평화·안보를 영국 국익으로 간주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영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법을 옹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고, 유엔군사령부의 한 국가로서 평화와 안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5년 동안 북한과 관계를 유지한 나라로서 (남북) 대화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주년 8·15 경축사에서 △북측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일체 적대행위 불추진 등을 제시한 점을 언급하고 "과거 35년 전 보수 정부였던 노태우 정부 때부터 내려온 일관된 원칙인데,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이를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자유의 북진, 자유를 북한까지 확산해서 북한 주민들을 해방시켜야겠다는 말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그 바람에 남북 관계도 최악으로 악화하고 일체 대화가 단절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을 다시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이 가깝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영국 측의 협조를 당부했고, 크룩스 대사는 "대한민국이 한반도 안보 주역으로서 영국은 대한민국과 억지력, 대화 등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천명한 대북 정책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지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만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룩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을 거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북한을 잘 아는 대통령"이라며 "앞으로 미국, 한국, 북한이 대화를 갖고 평화 그리고 비핵화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으로 인도태평양 안보와 미국대서양 안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태"라며 "한반도 평화·안보는 어느 때보다 영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 러시아가 긴밀히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그 문제도 앞으로 외교를 통해서 해 나가면 좋겠다"고 거듭 밝혔다.
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전시키기 위해서 하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또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며 "대사님의 지혜를 많이 들려달라"고 덧붙였다.
크룩스 대사는 몇 안 되는 '남북 외교관'으로 꼽힌다. 지난 2018~2021년 주북한 영국대사를 지낸 뒤 2022년부터 주한 영국대사로 부임했다. 크룩스 대사는 평양에서 주재할 당시 북한의 대다수 행정구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어에 능통해 이날 접견도 통역 없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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