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9일 마지막 방송토론회에서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윤어게인'과 전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 등 극우 논란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찬탄(탄핵 찬성)파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반탄(탄핵 반대)파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격돌했다.
네 명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3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2대 2 구도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찬탄파 후보와 반탄파 후보들은 서로를 향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공세를 폈다.
조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 윤 전 대통령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받아들이면 되나"라고 묻자,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찬성하는 과 우리가 뽑았던 윤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하는 건 상당히 다른 문제"라며 역공을 가했다. 탄핵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찬탄파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 후보가 "공당은 그야말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고, 개인이 잘못해도 끼리끼리 덮어주는 것이 사조직"이라며 "사조직에 준하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더 공적인 마음을 가지고 공적인 태도를 취한 건 제가 조 후보보다 더하면 더했다"라고 잘라 말했다.
두 후보 간 기싸움은 이어졌다.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즉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 침해 여부 등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대 특검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조 후보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나"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 후보는 "우리 의원들에 대한 특검의 무리한 수사 부분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라고 했다.

탈당 요구도 나왔다. 장 후보는 조 후보의 표현을 가져와 "내란동조 세력과 극우가 있는 당에 계속 남아 계실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우리 당은 정통 보수 정당입니다. 헌법을 수호하는 사람이 남아야 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라며 반탄파 세력이 탈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앞선 토론회 때처럼 이번에도 전한길 씨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한때 친한계 핵심 인물이었던 장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와 전 씨 중 누구를 공천하겠나'라는 개별 질문에 전 씨를 택했다. 탄핵 때부터 당을 위해 열심히 싸웠고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과도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열심히 싸운 분에 대해 공천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장 후보가 전 씨를 선택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전 씨는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분이고 어찌 보면 내란 동조 세력"이라며 탄식했다. 안 후보는 장 후보가 당론을 어기고 탄핵안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파고들자 "제 소신과 국회법에 따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장 후보는 "다른 의원들도 소신이 있지만 당론을 따랐다"라고 지적했다.
공통된 의견도 있었다. 네 후보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한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하남자라고 공격한 권성동 의원과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홍 전 시장 중 누구와 사돈을 맺을 것인가'라는 밸런스 게임 질문에 홍 전 시장을 택하면서 "굉장히 장난기가 있는 마음들이 보이는데 선한 면들이 제 마음에 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대표는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뽑는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후보가 26일 결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