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흡수통일 추진 안한다… 北, 대화 복원 화답 기대"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08.15 10:54 / 수정: 2025.08.15 11:50
광복절 경축사…"9·19 군사합의 우선 복원"
"日, 아픈 역사 직시하고 신뢰 훼손 않게 노력해주길"
독립유공자 예우 재차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대북정책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대북정책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대북정책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숱한 부침 속에서도 이어지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끊기고 말았다"며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며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간 합의를 관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우선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가겠다"며 "나아가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협력 기반 회복과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고 대북정책 비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다"고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며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며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이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며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한다.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선열들의 염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며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160여 명을 초청해 가진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160여 명을 초청해 가진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나라를 희생과 헌신에 대한 예우와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기원을 생각한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것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응당한 일"이라며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두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외면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누가 공동체를 위해 나서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다"며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을 적극 추진하고,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찾아내어 모두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부연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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