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특별검사(특검)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포가 현실화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을 예고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중도층 외면 효과를 가져오며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검사(특검)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포가 현실화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을 예고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중도층 외면 효과를 가져오며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수사가 아닌 폭력'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14일에는 당내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의, 긴급 의원총회,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등을 당사에서 진행하며 압수수색 저지 의지를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결집을 유도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이 만든 민중기 특검팀은 백주대낮에 바로 이곳 제1야당 중앙당사에 쳐들어와서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란 식의 요구를 했다"라며 "이는 국민의힘을 통째로 특검에 넘기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절대로 이러한 부당한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긴급 의원총회에도 압수수색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정점식 당 사무총장이 의원들에게 압수수색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하자 의원들 사이에서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요구하는 것은 헌법상 규정된 비례·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반헌법적 폭거다" 등의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제동을 걸지 못하고 특검의 요청에 응해준 것은 말 그대로 '영장 자판기'라는 오명을 쓰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의원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탄(탄핵 반대)와 찬탄(탄핵 찬성)으로 나뉘어 다른 목소리를 내던 당권주자들도 이번엔 한목소리로 특검의 압수수색에 반발했다. 특히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이는 건 반탄파 김문수 당대표 후보다. 김 후보는 압수수색 시도 당일부터 당사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특검의 기습적인 우리 당 압수수색은 단순한 영장 집행이 아니다. 우리 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고 있는 틈을 타 당원 명부를 빼내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체제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야만적인 탄압"이라고 했다.
정부·여당 투쟁력을 극대화해 또 다른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해 당심을 끌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밀릴세라 장 후보도 행동에 나섰다. 장 후보는 이날 연설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를 두고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저 혼자라도 1인 시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국면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극우화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심을 결집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민심과는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특검에 대한 반발을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미 극우 경쟁으로 변질한 상황에서 그 양상을 더 가속화했다"고 짚었다.
sum@tf.co.kr